美FDA, 전립선암 치료백신 프로벤지 승인

첫 암치료 백신이 2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암을 백신으로 치료하는 시대가 열렸다.

FDA는 시애틀 소재 덴드리온(Dendreon) 제약회사가 개발한 진행성 전립선암 치료백신 프로벤지(Provenge)를 승인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로써 백신이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치료에 이어 제4의 암치료법으로 부상하게 됐다.

FDA는 프로벤지는 암세포가 전이된 말기 전립선암 환자 5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생존기간을 평균 4.1개월 연장시켜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히고 이 백신이 현재로서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진행성 전립선암 치료에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벤지는 환자 맞춤형 백신이다.

백혈구분리반출술(leukapheresis)이라는 과정을 통해 환자로부터 백혈구를 채취한 다음 대부분의 전립선암세포에서 발견되는 단백질과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는 물질을 함께 섞어 환자의 혈관에 다시 주입하면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것이다.

의학계는 이 백신이 당장은 기존치료법에 추가되는 정도에 그치겠지만 미래의 암 치료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 백신의 임상시험을 시행한 대나-파버 암연구소의 필 캔토프(Phil Kantoff) 박사는 암 치료에 있어서 면역요법이 공식승인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앞으로 5-10년 후엔 면역치료가 암 치료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치명적 피부암인 흑색종과 소아뇌종양인 신경모세포종 등 다른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몇몇 백신이 막바지 개발단계에 있다.

프로벤지가 환자의 생존기간을 4개월 남짓 연장시켰다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들릴지 모르지만 현재 말기 전립선암에 이용되고 있는 유일한 항암제 탁소티어는 환자생명을 길어야 3개월밖에는 연장시켜 주지 못하는데다 부작용이 워낙 크다.

그러나 이 백신은 오한, 피로, 두통 등 부작용이 비교적 가볍다.

아직 임상시험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프로벤지를 초기 전립선암 환자에게 쓰면 더 큰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암학회(ACS)의 레너드 리히텐펠드(Leonard Lichtenfeld) 박사는 말했다.

프로벤지는 그러나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2주 간격으로 3회에 걸쳐 백신을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6만-10만달러)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