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6일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며 “남은 자본시장 선진화 개선 사안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은 이날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최근 금융·외환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헌법과 시장경제 시스템이 잘 작동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자본시장 선진화 등 중장기 구조개혁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이날까지 매일 회의를 열었다.정부는 “전날부터 금융·외환시장을 비롯해 실물경제 관련 부처·기관까지 아울러 참여하는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이 TF 팀장을 맡았다.한편 이 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내년 3월까지로 예정된 공매도 제도 개선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했다.그는 “연말 금융권 자금 상황 점검 결과에서도 장·단기 채권시장, 예수금, 퇴직연금 등에 급격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금융회사 유동성도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선한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자 외환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였다. 원·달러 환율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직무정지 필요성을 언급한 후 오전 한때 1430원 부근까지 급등(원화 가치는 급락)했지만 점차 오름폭이 축소됐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이 과정에서 외환당국이 대규모 달러 매도에 나서며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분석했다.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4원10전 오른 1419원2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는 전날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은 선에서 마감했지만 장중 변동폭은 극심했다.원·달러 환율은 이날 1416원으로 출발했다. 전날 주간 거래 대비 90전 상승한 것이다. 환율은 오전 10시35분께부터 급등해 10시53분 장중 고가인 1429원20전으로 치솟았다. 한 대표가 ‘탄핵 반대’에서 입장을 선회해 윤 대통령 탄핵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 데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2차 계엄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이날 오전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지수가 상승한 것도 원·달러 환율 급등에 영향을 줬다.주간 거래에서 1420원대 환율이 나타난 것은 2022년 11월 4일 이후 2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계엄 선포 후 지난 4일 새벽 야간 거래에서 환율이 1442원까지 올랐지만 야간 거래는 거래량이 적어 쏠림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성을 띄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환율이 급격히 오르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를 통해 실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430원을 앞두고 매도 물량이 대거 나왔다”며 “당국 개입으로 추정한다”고 설명
6일 국내 증시는 최근 수급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과거 단기 급락 때마다 ‘구원 투수’로 나선 개인투자자마저 물량을 내던지자 증시는 정치 뉴스와 소문이 나올 때마다 크게 흔들렸다. 개인의 펀드 환매 러시가 이어지다 보니 기관투자가도 증시를 받쳐줄 동력을 잃었다. ○‘지수 급락=저가 매수’ 공식 깨졌다이날 코스닥지수는 1.43% 하락한 661.3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96% 급락하며 최근 1년간 신저가를 다시 썼다. 장중 변동성도 평소보다 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입장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기로 했다가 취소하는 등 탄핵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지수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81% 하락한 2397.73으로 내려앉으며 2400선을 내줬다.이날 개인의 투매 물량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그동안 지수가 급락할 때마다 개인투자자는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 코로나19 당시의 경험으로 증시 침체를 유발한 특정 악재가 해소되면 다시 반등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날 장중 코스닥지수가 4% 가까이 급락하는데도 개미는 저가 매수하는 대신 매물을 내던지기 바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780억원어치, 코스닥시장에서 1750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지수 급락=개인 저가 매수’라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8260억원어치, 142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개미의 투매 물량을 받아주는 흔치 않은 상황이 연출됐다.개인이 매물을 쏟아낸 것은 국내 정치적 상황의 불확실성이 극대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