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그 견해를 수용할 줄 아는 분위기가 못되는 게 아쉽습니다. "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51 · 사진)은 28일 "시장에서 한가지 견해만 나오는 건 문제"라며 리서치센터장 자리를 떠나는 소회를 털어놨다. 1988년부터 22년째 한국 증시를 분석해온 그는 내달 1일 김지환 현대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에게 리서치센터장 자리를 넘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직은 6월까지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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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센터장은 "증시가 오르는데 떨어진다고 하거나,기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 놓는 것 자체를 투자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신경제연구소 시절 일명 '김영익 모델'을 만들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족집게 시장 전망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하나대투증권으로 옮겼던 2007년에는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세장에서 홀로 조정론을 견지하다 명성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그는 "'주식의 신'으로 추앙받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80세 경험을 황금과도 안 바꾼다고 했다"며 "증시 분석에서도 통계나 지식보다는 경험에서 생기는 통찰력과 지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개인들은 평균적으로 자산의 83%를 부동산 등 실물에 투자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은 인구구조상 장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내년 초 조정을 한 번 거친 후 상반기부터 2~3년간 크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취에 대해 묻자 현장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여러 곳에서 자리 제안이 있지만 아직 정한 건 없습니다. 60세까지 이코노미스트로 일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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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