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20원 근접 마감…당국 개입여파+유럽발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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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오르며 1120원에 바짝 다가섰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6원(0.77%) 오른 1118.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은 전날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여파와 다시 등장한 '유럽발(發) 쇼크'였다.
전날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과도한 원화절상 기대감으로 외환시장에 일방적인 쏠림현상이 있다"며 "시장안정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여파가 이날 환율 하락을 제한했다.
밤사이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들리면서 미국 달러화로 대표되는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긴 것도 이날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밤사이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두 단계 하향 조정됐고, 그리스의 신용등급도 'BBB+'에서 정크등급(투자부적격)인 'BB+'로 내렸다.
이로 인해 지난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213.04p(1.90%) 하락한 10991.99를 기록, 1만1000선이 붕괴됐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는 오름세로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4원 상승한 1120.5원으로 출발한 뒤 강한 상승압력을 받으며 곧바로 1123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높은 가격에 달러를 팔려는 수출업체의 월말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오름폭을 일부 내줬다. 코스피지수도 장 초반보다 낙폭을 줄이자 환율은 오전 중 1115.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에는 조금 올라 1117원선에서 호가되더니 오후 장 초반까지 이런 흐름을 이어갔다. 이후 환율은 역외세력의 매수세와 수입업체의 결제가 유입되자 다시 1120원을 향해 상승폭을 늘려갔다. 그러나 딜러들은 장 마감 무렵 5월초로 예정된 삼성생명 기업공개(IPO) 관련 주식자금이 선물환 형태로 들어오며 환율을 1118원선으로 끌어 내렸다고 전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어제 나온 당국의 개입은 앞으로 외환시장의 새로운 변수"라며 "최근 2~3년간 당국은 속도조절용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의 개입 수준에 그쳤지만, 이제는 '끌어올리는 개입'이 나왔기 때문에 이것이 앞으로 외환시장에 어떤 변화를 줄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는 다른 국가 얼마나 전이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신용과 관련된 문제는 단기간에 반전되기 보다는 장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에는 네가티브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 외환시장은 네고물량이 꾸준히 나오면서 1120원 위에서 마감되지 못했지만, 유로존 위기와 관련한 대외적인 환율 상승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전문가는 "앞으로 유로존 문제가 주변국으로 확산되면서 그동안 다소 안이하게 대처했던 그리스에 대한 지원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이 경우 유로화가 약세를 벗어나면서 국제 외환시장이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64p 떨어진 1733.91을, 코스닥지수는 1.39p 내린 517.85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97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3시38분 현재 1.3203을, 엔달러 환율은 93.25를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