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은행들이 모여 있는 서울 명동 중심가. 은행 지점에 붙어 있는 홍보 포스터는 모두 대출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예금과 대출 홍보 포스터가 고루 있었지만 지금은 예금 홍보 포스터가 사라졌다.
은행들이 대출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내놓은 상품들은 거의 대출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자영업자에 특화한 예금 · 카드 · 대출 결합상품인 '신한 마이숍(MyShop) 가맹점팩'을 최근 출시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자영업자를 우대하는 대출 상품을 개발해 곧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 등 기존 대출상품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이 최근 내놓은 상품도 '녹색부동산 담보대출' 'IBK 첫만남 대출'과 자영업자 전용 '스마트 론' 등 대출상품이다.
지난해 하반기 경쟁적으로 예금을 유치할 때 키위정기예금 자전거정기예금(이상 우리은행),민트정기예금(신한은행),3 · 6 · 9정기예금(하나은행) 등 예금 상품을 줄줄이 출시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은행들은 캐피털업계 영역으로 인식되던 자동차 할부금융에까지 진출했다. 캐피털업체보다 연 3%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를 무기로 자동차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마이카 대출',우리은행은 '우리V오토론',하나은행은 '직장인 오토론'을 내놨다.
직장인 신용대출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다른 은행에 대출받은 것이 있어도 월 소득의 최대 16배까지 추가로 대출을 해준다.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은 길거리 홍보는 물론 대출모집인을 통한 전화 홍보로까지 대출 영업을 하고 있다.
학교 공공기관 등에 수십억원대 기부금을 제공하거나 높은 금리를 주면서 예금을 유치하던 기관영업은 아예 생각지도 않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더 준다는 네고(협상)는 생각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