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미혼 남성들이 연인이나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는 여성의류보다 자신을 가꾸거나 가치를 높이는 명품 및 잡화를 구입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소비성향이 '그녀 지향(For her)형'에서 '자기 지향(For me)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현대백화점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20~30대 미혼 남성 고객의 상품군별 구매내역을 분석한 결과 시계 등 명품 매출비중이 14.3%로 가장 높았고,이어 남성정장(13.0%) 여성의류(12.5%) 식품(11.8%) 영패션(9.4%) 잡화(9.0%) 화장품(8.9%) 스포츠(8.7%) 가정용품(7.2%) 등의 순이었다. 이는 2005년 같은 기간 20~30대 미혼남성들이 가장 많이 산 상품군이 여성의류(16.6%) 남성정장(14.8%) 등의 순이었던 데 비해 연인보다는 자신을 위한 소비지출이 늘어났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명품은 5년 전에 비해 4.5%포인트 높아진 반면,여성의류는 4.1%포인트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김보화 현대백화점 유통연구소 연구원은 "미혼 남성들이 구입하는 명품은 대부분 본인이 사용할 시계나 지갑 구두 가방 등 패션 소품들"이라며 "'작은 사치'(Small Luxury)로 자기 만족을 추구하는 '포미족'의 소비성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또 스포츠(1.5%P) 화장품(1.4%P) 잡화(1.0%P) 영패션(0.7%P) 등에 대한 미혼 남성들의 매출 비중은 늘어난 반면,남성정장은 1.8%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정장 대신 스포츠 의류나 캐주얼하고 젊은 스타일의 패션을 선호하는 데다 그동안 주로 여성의 관심영역이었던 패션 · 뷰티 분야에 관심을 갖는 남성이 많아지는 추세를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선물을 통해 이성에게 호감을 사려고 하기보다는 외모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가치를 높이려는 미혼남들이 늘고 있다"며 "'총각탈출 전략'이 바뀌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에서 올 1분기에 구매한 20~30대 미혼 남성 고객 수는 7만7692명으로 2005년 1분기에 비해 10.9%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이들의 총 구매금액은 35.4%,1인당 구매금액은 22.4% 늘어났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