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인쇄회로기판(FPCB)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스마트폰, LED TV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FPCB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2일 오후 1시 56분 현재 FPCB제조업체인 인터플렉스는 전날보다 2000원(13.99%) 오른 1만6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52주 신고가다. FPCB 소재 업체인 이녹스도 이날 신고가를 1만3250원으로 갈아치우는 등 9% 이상 급등하고 있다. 플렉스컴, 비에이치 등도 상승세다.

주요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LED TV시장의 확대로 FPCB의 수급이 빠듯해지면서 이들 기업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인터플렉스는 지난 1분기 매출액 762억9200만원, 영업이익 75억58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5년만에 분기 최대실적으로, 비수기인 1분기에도 성수기인 지난해 4분기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터치폰, 스마트폰의 디자인이 다양화되고 소형화, 슬림화 될수록 FPCB의 채용이 필수적이어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LED TV는 LED에서 발열이 심해 열에 약한 기존의 FFC(Flexible Flat Cable)가 내구성이 뛰어난 FPCB로 대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터치폰, 스마트폰, LED TV용 양면FPCB는 슬라이드폰이나 폴더폰에 채용되는 제품보다 수익성은 낮지만 수요가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인터플렉스는 올해 매출액 33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모든 지표에서 '신기록'을 세운다는 각오다. 증권업계에서는 인터플렉스의 실적 가이던스를 보수적인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비에이치는 올해 매출액 1255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으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플렉스컴도 올해 연간 매출액 1800억원에 영업이익 170억원 가량을 달성,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FPCB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되면서 국내 FPCB재료 부문 시장점유율 55%를 차지하고 있는 이녹스의 실적도 자연스레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손세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FPCB 10여개 업체가 호황인 가운데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는 이녹스를 비롯해 한화L&C, 도레이새한 등 3개사에 불과하다"며 "이녹스가 국내 시장점유율 5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녹스의 실적은 FPCB산업 호황에 따라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녹스도 비수기인 1분기에도 매출액 250억원, 영업이익 30억원 가량을 달성, 사상 최대 수준의 분기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회사측은 올해 매출액 1250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주가 강세를 나타내던 대형 IT주들의 주가가 주춤한 사이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덜한 중소형 IT주들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IT주들의 경우 추가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가격부담과 함께 원화강세에 대한 경계심리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업종 내에서도 소위 '트리클 다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품, 장비, 소재주 중심의 매매전략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