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호암상'에 노벨재단
호암재단은 20일 유룡 카이스트 특훈교수(54),이평세 미국 UC버클리대 교수(51),윌리엄 한 하버드대 교수(45),장민호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85) 등 4명과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을 올해의 호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또 호암상 제정 20년을 맞아 노벨재단에 특별상을 수여키로 했다.

과학상을 받는 유룡 교수는 나노 기술을 활용해 각종 산업에서 촉매물질로 사용되고 있는 제올라이트에 관한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화학자다. 유 교수는 제올라이트를 활용,미래 대체에너지 및 친환경 고성능 촉매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는다.

이평세 교수는 나노,바이오,광학을 융합한 새로운 학문인 나노바이오포토닉스 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공학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 교수는 초정밀 나노공정기술로 제작한 금 나노입자를 세포 내에 투입해 화학물질 간 에너지 이동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생명현상에 대한 구체적 분석에 활용함으로써 각종 질병에 대한 영상진단 등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학상을 받는 윌리엄 한 교수는 정상 세포가 악성 종양세포로 변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하는 암 유전자들을 발견,암 치료의 기반을 닦았다. 한 교수가 개발한 독창적 실험모델은 암의 발생과 전이에 관한 기초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극인 장민호씨는 1947년 연극무대에 데뷔한 이후 60여년간 230여편의 작품에 출연하고 국립극단 단장 등을 역임하며 연극예술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월드비전(회장 박종삼)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설립된 국제구호개발기구다. 이 기구는 1991년 한국이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바뀐 후 국내는 물론 전 세계 50개국에서 지역개발 사업과 긴급구호 사업을 펼치는 등 인류복지 증진에 기여해 온 업적을 평가받아 사회봉사상을 받게 됐다.

호암재단은 또 호암상 제정 20년을 기념해 노벨상을 통해 세계 과학 및 문학,문화 발전에 공헌을 한 업적과 호암재단과 폭넓은 교류를 지속해 온 노벨재단(사무총장 미카엘 술만)에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노벨재단은 2002년 노벨상 100주년 세계 순회 기념전(창조성의 문화)의 한국 전시를 호암재단과 공동으로 주최하기도 했다.

호암상은 국내외 각계 주요 기관 및 전문가들로부터 후보자를 추천받아 심사위원 35명이 4개월간 심사와 전문가 자문,실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호암상 시상식은 오는 6월1일 호암아트홀에서 거행되며 수상자들은 각각 상금 3억원과 순금 메달을 받는다. 호암상은 1991년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