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코스닥 기업들은 여전히 달성하기 어려운 장밋빛 전망치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IR전문 연구기관인 큐더스 IR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들이 연초 또는 연중에 제시한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도는 78.12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이익 등 각각의 실적 전망치와 최종 결산 수치를 비교해 평균한 달성률이 78.12%란 뜻이다. 이는 2008년 73.70보다 4.42점 높아진 수치다.

그러나 코스닥 기업들의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코스닥 216개 기업들의 신뢰도는 74.13점으로, 코스피 150개 기업들의 신뢰도 83.86점보다 9.73점이나 낮았다. 이는 예측 능력이 부족하거나 부풀려 전망하는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2006년 21.84점에 달했던 두 시장 기업들간의 신뢰도 격차가 2007년 17.89과 2008년 13.81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상장사 신뢰성 개선…일부 코스닥사 문제 여전"
코스닥 기업의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코스피 기업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은 전망치의 30%도 채 달성하지 못하는 소위 '낙제생'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에너라이프는 2008년말 2009년에 4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매출은 18억9800만원에 불과했고 영업손실도 13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자본잠식률 50% 이상, 매출액 30억원 미달 등의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태다. 보홍 역시 2008년말 '600억원 매출, 영업이익 흑자전망'이란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결과는 75억원의 매출, 60억원 영업손실이었다. 보홍은 감사의 견범위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로 결국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내몰렸다.

신뢰도가 30점에도 못미치는 코스닥 기업들은 총 21개로 이들 기업을 제외하고 코스닥 기업들의 신뢰도를 다시 계산하면 80.09점까지 올라갔다. 평가대상 코스닥 기업의 10%에 해당하는 ‘낙제생’들이 평균을 많이 까먹고 있는 셈이다.

낙제생도 있지만 투자자에게 꾸준히 신뢰를 얻고 있는 코스닥 기업도 있다. 인선이엔티의 경우 남들 보다 앞서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91.16점을 기록했으며 모아텍, 파트론, GS홈쇼핑, 메가스터디는 3년 연속 매출액과 이익 등 두가지 이상의 실적전망을 내놓은 후 90% 이상 달성해 '신뢰성 우수기업'으로 꼽혔다.

김승욱 소장은 "아직 코스닥 기업의 신뢰도가 74점에 그치고 있지만 매년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초에 전망치를 공시한 후 시간이 흐르면서 달성이 힘들겠다라고 판단되면 정정공시를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투자자를 배려하는 적극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4월에 발표될 올해 신뢰도의 경우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경영예측이 상대적으로 수월해 진데다 경험이 쌓여 평균 80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래소가 추진 중인 한계기업 퇴출 정책도 신뢰도 상승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 연구소는 신뢰성, 적극성, 공정성 등 모든 부문에서 3년 연속 90점 이상을 획득해 투자자에게 책임을 다하고 있는 메가스터디, 부산은행, 웅진코웨이, 한국가스공사, 현대제철, GS홈쇼핑, KT&G, LG화학, LIG손해보험, POSCO 등 10개 기업을 '2009 CSRI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