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안착하자 증권가에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2분기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으로 봤던 일부 증권사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긍정적 입장으로 전향했다. 우려했던 대외 악재가 수그러들고 있는 데다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대표 업종의 실적 전망이 좋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지수 목표치를 1900~2000대로 연이어 올려잡고 있다. 지난달 말 6개월 목표 지수로 1850을 제시했던 교보증권은 최근 1980으로 목표치 상단을 130포인트 높였다. 교보증권은 하반기 고점으로 2000을 제시했다. 올해 지수 등락 범위를 1400~1810선으로 봤던 하나대투증권도 이달 들어 1600~1980으로 수정했다. 목표치 상단을 170포인트 높여 거의 2000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조정'으로 내놨던 2분기 시장의견을 최근 '상승'으로 바꿨다. 2분기 목표지수는 1900으로 제시했다. 연간 목표치로 제시한 1920을 2분기 중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상당수 증권사가 올해 고점을 2000선 위로 잡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이 2120으로 가장 높은 목표치를 내놨고 토러스투자증권(2100),메리츠종금증권(2000) 등도 강세 전망에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요 기업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고 해외에 비해 주가 수준이 높지 않아 증시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이 뚜렷하고 유럽의 재정위기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어 수급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안정적이란 점도 호재다. 이에 따라 중장기 투자자의 경우 지수가 단기 조정을 받을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어 이머징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지표 호전은 IT 자동차 등 국내 주력 수출주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과 기업의 양호한 실적,미국의 경기 회복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세계 각국이 경기 회복을 위한 자금을 쏟아부은 탓에 금융시장엔 유동성이 남아돈다"며 "굳이 신용등급 상향이 아니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가고 있는 아시아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