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어제(14일)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경제팀 이지은 기자와 함께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내용부터 먼저 정리해주시죠.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에 처음으로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은 것입니다. 지난 2007년 7월 A2로 상향 조정한 뒤 줄곧 유지하다가 3년 만에 한 단계 올렸습니다. 무디스는 그 이유로 우리나라가 예외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잘 관리하면서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회복한 점을 들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를 낸 데다 단기 외채를 줄였고, 외환보유액을 2천700억 달러 넘게 확충해 대외채무 상환 능력을 크게 개선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실 우리 신용등급의 걸림돌인 남북관계 같은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서도 등급 상향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천안함 침몰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차분한 흐름을 이어간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우리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신용도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무디스는 금융기관 10곳과 공기업 7곳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올렸습니다. 금융기관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하나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한국산업은행 등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등급 전망은 모두 '안정적'으로 제시했지만, 민영화 부담이 있는 산업은행만 '부정적'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공기업은 한국도로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등의 신용등급을 A1으로 끌어 올렸고, 등급 전망은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이처럼 대외 신인도가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쉬워질 전망입니다. 채권을 발행할 때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낮아져 자금을 더 저렴하게 끌어올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렇게 되면 S&P나 피치 같은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상향 조정도 기대해 볼 만합니다. 현재 S&P는 외환위기 전보다 두 단계 낮은 A를, 피치는 한 단계 낮은 A+를 유지하고 있는데, 등급 회복에 가까워지게 됐습니다. 어제(14일) 장 마감 직전에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시와 환율도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금융 시장에서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일단 증시에는 긍정적입니다. 선진국들의 신용등급이 낮아진 상황에 한국만 올라갔다는 점은 외국인 투자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우리의 주식과 채권이 안정적인 투자 대상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기 때문이죠. 어제(14일) 증시에서도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매수 강도가 약했던 외국인이 하루 만에 1천484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점은 외국인의 기대치를 드러냈습니다. 외국인 선호도가 높은 IT와 금융 같은 업종 대표주가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증시는 경기를 선행하는 만큼 이번 대형 재료가 증시를 계속 밀어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원화값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입니다. 어제(14일)도 달러당 원화값은 치솟았는데, 위안화 절상을 앞두고 절상 압력을 받아온 원화값은 상승 압박이 커졌습니다. 때문에 원화 절상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팀 이지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지은기자 luvhyem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