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제(OS)를 포함하지 않은 삼성전자 노트북이 국내시장에 역수입되면서 노트북 가격이 하락세다. 중국공장에서 만든 동남아 수출용 제품으로 OS를 탑재한 같은 사양 모델보다 8만원가량 싸게 나오면서 다른 업체들도 값을 내리고 있다. 지난해 말 'i3 · i5 프로세서'(CPU)를 장착한 새로운 노트북이 나와 기존 P,T 시리즈 CPU를 탑재한 노트북 재고를 털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15일 서울 용산 전자상가 등 컴퓨터 도 · 소매 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말 OS가 없는 '삼성전자 센스 NT-R428-DAD3S' 모델이 나왔다. 현재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www.danawa.com)의 최저가는 64만7000원으로 비슷한 사양에 '윈도 홈 프리미엄7' OS를 탑재한 '센스 NT-R430-JA43'(73만2000원)에 비해 8만5000원 싸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야 하는 70달러가량의 OS 로열티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용산 전자상가와 11번가,G마켓 등 온라인몰에서 '삼성전자 최초의 OS 없는 모델'이라는 광고와 함께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 관계자는 "OS를 포함하지 않은 삼성전자 제품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이에 따라 대만 MSI 등 중저가 업체도 값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트북을 잘 아는 사람들은 새 노트북을 살 때 기존에 쓰던 윈도XP를 옮겨쓰는 경우가 많아 OS 없이 값이 싼 제품을 선호한다"며 "삼성전자는 애프터서비스가 좋아 많이 찾았는데,이번에 OS를 빼고 값까지 싸게 나와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대만 ASUS사의 'K50ID-SX113V' 모델은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지난달 23일만 해도 97만원 선이었으나,이날 84만1000원까지 내렸다. 대만 MSI사의 'WIND NB U200X'도 같은 기간 66만원에서 61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65만6300원에 첫 출시된 TG삼보 '에버라텍 루키 ES-115 J70-I1N7P'는 이날 59만9000원으로 떨어졌고,넷북인 LG전자 'X노트 MINI X200-LS7GK' 모델도 지난달 23일 63만원에서 이날 55만원으로 내렸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 4월 초부터 처음으로 OS 없는 노트북을 유통 채널에 풀고 있다며 정상적인 제품인 만큼 국내 서비스센터에서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용산의 도 · 소매업체인 아이코다의 박해영 과장은 "지난해 말 인텔이 i3 · i5 등 새로운 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기존의 P,T 시리즈 CPU를 탑재한 노트북을 털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지난해 넷북이 강세를 보이면서 노트북 재고가 많이 쌓여 있어 원활한 재고처리를 위해 OS를 뺀 모델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