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던 원달러 환율이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며 1120원대를 회복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80원(0.88%) 상승한 1123.90원을 기록,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환율은 역외환율의 상승을 반영해 2.9원 오른 1117.00원에 출발한 뒤 숏커버 성격의 매수가 들어오며 상승폭이 커졌다. 오후들어 1120원대로 진입한 환율은 장중 한때 1125.9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일부 출회하며 추가 상승을 제한했고, 환율은 고점 대비 2원 낮은 1123.9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15~1125.9원 사이에서 움직였으며, 하루동안 10.9원의 등락폭을 기록했다. 외환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조정과 외국인 순매도, 유로화 약세, 숏커버 등 역내외 매수세, 당국의 개입 경계감, 위안화 절상 기대감 약화 등으로 상승압력 등이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위안화 개혁에 있어 자체적인 계획을 단호히 고수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역외세력이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이 급등했다.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자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에 베팅했던 역외세력이 포지션을 바꾼 것이다. 역외세력은 매도했던 달러를 재매수하는 '숏커버'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숏커버가 등장하면서 달러 매수세가 많이 나왔다"며 "네고물량이 예상보다 덜 나오면서 달러 공급 요인이 약했다"고 밝혔다. 외환 전문가들도 "최근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끊긴 데다 후진타오 주석의 발언으로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완화되며 역외세력이 매수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환율이 급반등했다"며 당분간 1120원대 지지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개장 초반에 우리금융지주 블로딜 관련 외국인 투자자금이 외국계 은행을 통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유입된 자금이 적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고 판단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