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꽃무늬 벽지가 벽을 한가득 메운 넓은 지하공간 한구석엔 옷들이 걸린 커다란 행거가 놓였다. 마치 공장 컨베이어벨트처럼 끊임없이 회전하는 옷걸이에는 드레스, 원피스, 한복 등 모양도, 색도 모두 다른 옷들이 걸렸다. 바로 옆 탁자엔 자수가 박힌 천과 재봉틀 두 대가 놓였다. 옷과 천 재봉틀과 실이 가득하지만 이곳은 의상실이 아닌 '미술 전시장'이다.서울 종로구 금호미술관에 특별한 전시장을 차려놓은 작가는 홍지윤. 그는 금호미술관의 지하부터 3층까지 모든 공간을 털어 자신만이 창조할 수 있는 '신개념 전시장'을 꾸몄다. 전시 제목도 '홍지윤 스타일'. 그가 작가로 살아 온 지난 30년 간 선보였던 모든 작품들을 한데 모아 '홍지윤 스타일'로 관객에게 선보인다. 가장 윗층인 3층엔 1990년대 작품들이, 가장 아래층엔 최신작들이 놓였다. 관객으로 하여금 미술관의 가장 위층부터 내려오며 자신의 작품 변천사를 한눈에 관람할 수 있게끔 구상했다.모든 전시장엔 그의 경험과 추억이 담겼다. 지하에 선보인 의상실 전시장은 그의 유년시절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1970년대 의상 디자이너였던 어머니의 가게에서 자란 홍지윤은 어머니가 그려놓은 옷 디자인 샘플들을 보며 자연스레 작가의 길을 꿈꿨다. 실제 이번 전시장에 나온 옷들 대부분은 어머니가 홍지윤에게 만들어 준 것들이다. 작가가 된 후 그린 그림들과 자수 작품들을 같이 배치하며 '작가 홍지윤'을 만든 어린 시절의 기억을 관객에게 보여준다.그의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지는 작업은 '꽃'이다. 2000년대 초반 독일에서 유학을 마친 후 한국에 돌아와 현란한 색을 사용해 꽃을 그려넣은 작품을 선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토크쇼에서 또다시 마이크를 잡는다. 그룹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어도어가 전속계약유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가운데 민 전 대표를 향한 탬퍼링 의혹까지 불거져 어떤 말을 꺼낼지 귀추가 주목된다.민 전 대표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리는 한화손해보험X폴인 토크 콘서트 '장르가 된 여자들'에 참석한다. 그는 '기획자 민희진, 경계를 넘어 K팝 장르가 되다'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주최 측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라고 민 전 대표를 소개한 뒤 "최근 어도어를 떠나며 그가 펼칠 새로운 K팝 여정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강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K팝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이지만, 민 전 대표는 그간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1월 20일 어도어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한 뒤 어도어 모회사인 하이브 및 타 레이블 빌리프랩 등과 분쟁 중이다.이에 더해 지난달 28일 뉴진스는 기자회견에서 어도어가 전속계약 사항을 위반했다며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민 전 대표와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하지만 이후 디스패치의 보도로 민 전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디스패치는 뉴진스의 어도어 탈출 계획에 민 전 대표가 개입했으며, 민 전 대표가 D 회사의 실소유주인 회장과 접촉했다며 탬퍼링 의혹을 제기했다.이에 민 전 대표는 구체적인 반박을 하지는 않고, 하이브 임원들 및 디스패치 기자를 고소했다면서 "아무런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본인들의 추측을 더해 허위 내용으로 기사
"푸치니가 가곡을 이렇게나 많이 남겨놓은 줄 미처 몰랐어요. 오페라의 대가인줄만 알았는데, 정말 흥미롭네요. 매주 배워가는 게 많은 공연이에요." 지난 2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하우스콘서트'에서 한 관객이 이같이 말했다.대부분의 공연장이 문을 닫는 월요일,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는 하우스콘서트가 열린다. 시작은 2002년 7월 피아니스트 박창수의 연희동 단독주택이었다. 거실과 방 3개의 벽을 허물어 만든 공간에서, 연주자와 청중은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앤 '밀착형 공연'은 가능성이 큰 연주자를 알아볼 안목을 관객이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것이었다. 악기 바로 옆에 있으니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게 되고 바닥에 울리는 진동까지 느낄 수 있다. 강선애 하우스콘서트 대표는 "작은 공간에 잘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을 꾸준히 전하며, 클래식 음악의 틈새 시장을 지켜왔다"고 이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하우스콘서트는 2014년 12월부터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리고 있다. 매회 50~100명의 관객이 신발을 벗고 편안히 앉아 음악을 감상한다. 2일 공연에서 만난 최 모씨(32)는 "월요일마다 예술가의집에선 좋은 음악이 준비돼 있을거란 생각에 퇴근하자마자 발걸음을 이곳으로 옮긴 적도 많다"고 말했다. 하우스콘서트에서는 피아노부터 바이올린을 비롯해 익숙지 않은 퍼커션까지 다양한 악기 연주자를 만날 수 있다. 매년 7월마다 '줄라이 페스티벌'이라는 음악 축제도 이뤄지는데, 이때는 월요일 뿐 아니라 한달 내내 한 작곡가의 음악을 주제로 매일같이 음악회를 연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