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 수출이 완제품에서 부품.소재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2000~2009년 수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부품.소재 수출액 비중은 반도체 값이 폭락한 2001년을 제외하고 증가세를 보였다. 부품.소재 수출 비중은 2000년 46.4%에서 2001년 41.2%로 떨어졌다가 다시 증가세에 접어들어 지난해 47%까지 올랐다.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등의 수출이 2000년대 들어 늘어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자동차는 2000년대 해외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2005년 완제품과 부품의 수출 비중이 역전됐다. 지난해도 완제품 비중은 12.6%까지 떨어진 반면 부품은 21.6%로 상승했다. 무역협회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같은 추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생산 기지가 외국으로 급속히 이전되는 휴대전화는 과거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목이었던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완제품 수출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했다. 완제품 수출 비중이 하락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시장도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 중국,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으로 변화했다. 2000~2009년 미국 수출비중은 21.8%에서 10.4%, EU는 13.6%에서 12.8%, 일본은 11.9%에서 6%로 하락한 반면 중국이 10.7%에서 23.9%로, 인도가 0.8%에서 2.2%, 중남미가 5.4%에서 7.4%로 비중이 높아졌다. 1990년 35.2%였던 5대 주력 수출품목의 비중도 점차 증가세여서 2000년 40%를 처음 넘어섰고 지난해 43.7%를 기록했다. 1990년대 5대 주력 수출품목이었던 의류, 신발, 영상기기, 인조섬유, 컴퓨터가 2000년대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석유제품에 자리를 내줬다. 선박, 자동차, 반도체는 1990년대부터 꾸준히 5대 주력 수출품목 자리를 지켰다. 무역협회는 "외국으로 생산기지가 이전하면서 기술유출과 수출 급감 우려가 있다"며 "우리 수출이 지속성장 하려면 국내 본사가 기술 개발과 선점해야 하고 생산 거점이 없는 신흥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