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업체들 주가가 동반 상승세다. 중동에서 대규모 공사를 수주할 것이란 기대감과 수주 실패, 또는 저가 수주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있는 건설주다.

'제 2의 중동 르네상스'에 대한 기대로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대형 건설주는 기대 만큼 우려도 커져 최근 주춤하다가 8일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17분 현재 현대건설이 전날보다 1300원(2.16%) 오른 6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삼성물산(1.20%) 삼성엔지니어링(1.71%) GS건설(1.06%) 등 주요 건설주가 일제히 강세다. 이에 따라 건설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52포인트, 0.78% 상승한 196.61을 기록중이다. 사흘째 오름세다.

이날 건설주의 상승은 역설적으로 최근 많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지난 2월 8일 187.41을 기록했던 건설업종 지수는 지난달 23일 장중 213.86으로 고점을 찍고 최근 200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에서 대규모 플랜트 공사의 입찰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영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커지자 유럽 등 선진 국가에 속한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사실 그럴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면서 최근의 수익성 논란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봤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서구권 업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사업 파트너로까지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도 정유, 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고 했다.

박형진 키움증권 연구원도 "해외 건설 부문에서 경쟁이 격화돼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는 지나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선발업체들의 반격은 매섭지만 저가 수주에 뛰어들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박 연구원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국내 업체들의 해외수주액이 377억달러에 이르러 전년동기 대비 225% 급증했다"며 "올 2~3분기에도 입찰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해외건설의 르네상스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걸프만 6개국의 플랜트 예산이 작년 대비 47% 증가한 1400억달러에 달한다"면서 "2008년 리먼사태 같은 글로벌 금융쇼크가 재발하지 않는 이상 중동에서 물량을 확보할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내, 특히 주택부문의 리스크가 여전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준공전 미분양 주택은 감소할 것이나, 2007~2008년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공급됐던 아파트의 준공 시점이 올해 정점이어서 준공후 미분양주택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또 "신용등급 A인 남양건설이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점은 건설사의 유동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성원건설 때와는 다르게 전체 건설사의 리스크 요인이 부각될수 있는 이슈"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당분간 주택부문의 리스크가 해외 수주라는 모멘텀(상승동력)을 억누를 것이라며 건설업종에 보수적으로 대처하라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