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공기업 부채가 지난해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서고 부채비율도 150%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국내 공기업 22곳의 지난해 결산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2009년말 부채는 211조7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0.6%(36조1천억원) 증가했다. 반면 자본은 138조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에 그쳤다. 부채 증가율이 자본 증가율보다 4.5배 높을 정도로 빠른 속도를 보인 셈이다. 부채비율은 2008년 132%에서 지난해 152%로 20%포인트 상승했다. 자산은 350조5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3.7% 늘었다. 설문과 공시자료를 이용한 이번 조사 대상에는 시장형(8곳)과 준시장형(14곳) 등 법정 공기업 22곳이 모두 포함됐다. 다만 지난해 10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종전 두 기관의 합산 수치를 사용했다. 이런 공기업 재무현황은 최근 발표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작년 실적 분석치보다 뒤쳐지는 것이다. 565개 상장사의 작년 부채.자본.자산 증가율은 각각 3.6%, 12%, 7.7%였고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8%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95%였다. 지난해 4월 정부가 발표한 공기업 부채 규모에 따르면 2004~2007년 83조8천억원, 99조1천억원, 119조원, 138조4천억원 등으로 2004~2008년 연평균 증가율은 20.6%였다. 공기업별로 보면지난해 부채가 줄어든 기관은 가스공사, 인천공항 등 7곳이었지만 나머지 15곳은 늘었다. 인천항만(208%)과 부산항만(130%)은 증가율이 100%를 웃돌았고 광물자원공사(72%), 주택보증공사(53%), 석유공사(58%), 수자원공사(53%), 철도공사(29%) 등 주요 공기업도 평균치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LH의 부채는 공기업 중 가장 많은 109조2천억원으로 통합전 토지.주택공사의 2008년 합계보다 23조원 늘었다. 부채비율도 524%까지 높아졌다. 한전의 부채는 전년보다 3조원 가까이 늘며 29조원에 육박했다. 이런 부채 증가는 해외 자원 개발, 공공부문의 역할 확대에 따른 대규모 신규 투자, 인상압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에너지요금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손익계산서를 보면 지난해 매출은 95조4천억원으로 전년(95조2천억원)보다 0.2%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조8천억원으로 60%가량, 당기순이익도 2조3천억원으로 4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당기순익 규모는 매년 4조~5조원이던 2004~2007년의 절반 수준이다. 또 가스공사 등 12곳은 매출이 줄었고 한전과 주택보증공사 등 6곳은 영업적자를 냈다. 당기순익 감소기업도 10곳으로 증가기업(8곳)보다 많았다. 흑자기업 비율은 2008년 86.4%(19곳)에서 지난해 81.8%(18곳)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565개 상장사의 흑자기업 비율이 71.6%에서 82.3%로 늘어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