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벤처캐피털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PEF(사모투자펀드) 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옮겨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000억원 규모의 첫 PEF인 '스틱 코리아 신성장동력 첨단융합' 펀드를 설정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4000억원 규모의 PEF를 만들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최병원 대표는 "그동안의 투자가 초기 단계나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는 단계의 기업을 골라 성장가치에 투자했다면,이번 펀드는 전략적 파트너가 인수한 중견기업에 공동투자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국내에서 3000억원,해외에서 1000억원가량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특히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펀드 결성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PEF 규모를 늘려가면서 벤처캐피털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 회사가 벤처펀드를 마지막으로 결성한 것은 2007년이다. 이후 3년여간 신규 펀드 결성 없이 기존 펀드에서 벤처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벤처펀드를 만들게 되면 모태펀드인 한국벤처투자로부터 펀드 결성금액의 최대 80%까지 지원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받지 않고 있다. 사실상 벤처투자에서 PEF로 사업 중심을 옮겨가는 모양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인수를 위해 4000억원의 실탄을 동원키로 함에 따라 향후 어떤 기업이 타깃이 될지도 관심거리다. 스틱미래성장펀드는 그동안 국내에 설정된 115개 PEF 중 약정 기준으로 11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 대표는 "6월께 펀드 결성을 마무리하고 8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자 대상을 물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