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소형 SUV 3008 한국 출시

프랑스 푸조가 한국시장에 1600cc급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했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체 SUV 차종 중 가장 낮은 배기량을 가진 모델이다.

푸조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5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신차발표회를 갖고 소형 SUV '3008 1.6 HDi'를 선보이며 이날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유럽 시장에서 먼저 출시된 3008은 푸조가 처음으로 만든 SUV다. 이날 한국에 출시된 모델은 4기통 1560cc HDi 디젤엔진을 탑재했다. 지금껏 한국 시장에서 컴팩트 SUV의 경우 2000cc 이상의 배기량을 탑재한 데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배기량이다.

이 차의 동력성능은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24.5kg.m다. 최고출력의 경우 저연비 설계로 인해 낮아졌지만 차량의 순발력을 가늠하는 수치인 토크는 여느 2500cc급 가솔린 엔진에 못지않다는 게 푸조 측의 설명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180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12.2초가 걸린다. 2000cc급 이상의 경쟁 모델에 비해 뒤처지는 수치다. 차체 크기는 길이 4365mm, 너비 1835mm, 높이 1640mm로 기아차 스포티지R보다 높이를 제외하고 작다.

푸조가 이 차를 출시하며 가장 먼저 내세우는 것은 연비와 가격이다. 3008의 연비는 자체 개발한 6단 변속시스템인 MCP와 맞물려 ℓ당 19.5km를 주행, 국내에서 시판되는 SUV 중 가장 높다. 가격은 별도로 장착하는 내비게이션을 포함해 3850만원으로 책정했다.

실제 차량의 실내를 살펴보니 지붕 전체를 유리재질로 뒤덮어 상당한 개방감을 주는 반면, 직물 재질의 시트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감점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이날 참석한 기자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MCP기어 특유의 변속감과, 주차할 때 변속기를 중립(N)에 두고 전자동 주차 브레이크를 눌러야 하는 방식도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편의 및 안전사양은 수준급이다. 운전자가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 주행 정보를 볼 수 있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장착했다. 독일 BMW 등이 운전석 앞유리창에 주행정보를 보여주는 반면, 3008은 팝업(pop-up) 방식의 별도의 투명 판넬을 달았다. 차간거리 경고 시스템, 경사로 밀림을 막아주는 힐 어시스트,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등을 기본 장착했다. 안전사양으로는 커튼 에어백과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 총 6개의 에어백과 2개의 유아용 시트 안전장치를 적용했다.

푸조가 한국 시장에서 3008에 거는 기대는 어느 정도일까. 송승철 한불모터스 대표이사는 기자와 만나 "월 100대 이상은 팔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 들어 3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336대에 그쳤던 푸조로서는 공격적인 판매목표다. 푸조 측은 지난달부터 일부 소비자들을 상대로 이 차의 사전예약을 받았으며, 초기 물량인 200여대가 거의 소진됐다고 전했다.

다소 부족한 동력성능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쟁모델로 보고 있는 혼다 CR-V보다 가속능력과 연비가 뛰어나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송 대표이사는 "3008은 푸조의 한국시장 판매량을 견인할 볼륨 모델(대량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차량)"이라고 강조하며 "오는 6월에는 163마력을 내는 3008의 2000cc급 모델을 4000만원대 초반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