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재개, 당국 대응 주목

이번주 원달러 환율의 하락 재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그간 지지력을 보여준 1120원선이 무너질지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국면 진입 등으로 미 금융기관들의 본격적인 신용창출이 나타나면서 이번주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수와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세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조재성 이코노미스트는 5일 "이번주는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경계감과 외국인 주식배당금 역송금 수요 등에도 연저점(1117.5원)을 뚫기 위한 시도가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면서 "연저점 붕괴시 추격매도와 롱스탑(달러매도) 물량 등이 증가하면서 하락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이 원달러 환율에 하락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지난 3월 한 달간 5조4000억원 가까이를 순매수한 데 이어 천안함 침몰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에도 4월의 2거래일 동안 1조원 이상의 주식을 매수했다.

다음주 핵 안보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 일정과 미 재무부의 상반기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 또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이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증가할 경우 신흥 아시아 통화의 동반 절상 기대감이 증가하면서 원화 매수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1120원대에서 공기업의 달러 매수세가 유입됐던 점이나 연저점을 앞두고 쏠림현상을 우려한 외환당국의 개입 강도가 강화될 여지가 있는 점은 환율의 하방 경직성을 유지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중수 신임 한은 총재 취임과 고환율론자인 최중경 주 필리핀 대사의 경제수석 내정 등 친정부 인사가 잇따르고 있는 점 또한 환시 개입 경계심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번주 KT(외인 배당금 2448억원), SKT(3682억원) 등의 배당금 지급이 예정된 가운데 이와 관련한 역송금 유입 가능성 역시 환율의 낙폭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환율은 대내외 변수들이 하락 압력을 지속하며 연저점 테스트에 나서겠으나, 당국 개입 가능성으로 속도는 조절될 것"이라며 "이번주 환율은 1115~1130원 거래 범위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