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마천루의 양대 아이콘인 윌리스타워(구 시어스타워)와 존행콕센터를 건축한 브루스 J. 그라함이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호브사운드 자택에서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ABC 방송이 8일 보도했다.

사인은 알츠하이머와 관련한 합병증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라함은 1951년부터 1989년까지 시카고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건축회사 SOM(Skidmore, Owings & Merrill)의 선임 건축가로 일하면서 윌리스타워와 존행콕센터를 직접 설계했을 뿐 아니라 시카고의 상징적인 고층빌딩들의 설계와 건축에 참여했다.

108층, 442m 높이의 윌리스타워는 1973년 완공 당시 미국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센터 트윈타워를 누르고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1996년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세워지기 전까지 최장기간 세계 최고층 빌딩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자 세계 5번째 고층빌딩이기도 한 윌리스타워는 원래 시어스타워로 더 잘 알려져 있었으나 2003년 시어스그룹의 명명권이 소멸한 뒤 2009년 영국에 본사를 둔 보험사 윌리스 그룹이 입주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존행콕센터 역시 100층 344m 높이로 1968년 완공 당시 초고층 건물의 새 장을 연 빌딩으로 기록되었다.

현재 시카고에서 4번째, 미국에서 6번째로 높은 빌딩이며 미시간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94층 전망대로도 유명하다.

ABC 방송에 따르면 그라함의 가족들은 시카고와 플로리다에서 각각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