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D LED 시장 연다] 입체감 10단계 조절…600만원이면 집안에 '3D 극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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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수준!"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전자제품 전시회 CES에서 "2010년형 3D LED(발광다이오드) TV를 미리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윤 사장이 표명한 자신감의 비밀은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공개한 25일 밝혀졌다. TV에 들어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한꺼번에 만들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위력을 신제품에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반도체가 이룩한 신기원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7000과 8000시리즈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첨단기술을 다수 적용했다. 색상과 명암 등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 온 칩(SoC)'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3D TV에 특화된 반도체 개발을 위해 반도체 사업부 인력 500여명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 배치,어지러운 화면과 눈의 피로감 증대 등과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물이 '하이퍼리얼 엔진'이다.
윤 사장은 "생동감이 넘치면서 보기 편안한 입체감을 구현하는 핵심기술은 칩에 있다"며 "패널과 칩을 외부에서 구입한 후 조합해 사용하는 TV 메이커들은 7000과 8000 시리즈 수준의 영상을 구현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의 선명도를 끌어올린 3D 전용패널도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역작'이라는 설명이다. LED 광원의 밝기조절 속도를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끌어올려 기존 제품보다 한층 풍부한 화질을 구현했다. 동영상 선명도도 상향 조정됐다. 동영상의 선명도를 의미하는 CMR가 일반 60㎐(초당 60장 화면 구현) 제품의 16배인 960CMR에 달한다. 초당 960장의 화면을 보여주는 효과를 냈다는 의미다.
시야각은 일반 2D TV와 엇비슷한 150도다. 온 가족이 거실에 둘러 앉아 TV를 본다는 점을 감안해 시청 범위를 넓혔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출시된 초기 3D TV의 시야각은 120도 내외였다. 시청 거리도 6m에 달해 소파와 TV 사이 거리가 긴 공간에서도 입체 화질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일반 LED TV보다 20% 비싸
풀HD(초고화질) 3D LED TV의 가격은 7000 시리즈 46인치가 420만원대,55인치가 580만원대로 책정됐다. 여기에 필요한 수량만큼의 셔터글래스 안경을 구입해야 한다. 안경의 가격은 2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안경 가격을 놓고 막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LED TV에 비해 20%가량 가격이 비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3D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블루레이 플레이어,극장 수준의 음질을 즐길 수 있는 홈시어터 시스템 등을 추가로 구입하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TV와 안경,블루레이 플레이어,홈시어터 등을 두루 갖추려면 600만~800만원가량의 금액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3D TV의 시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조4000억원의 흥행을 거둔 영화 '아바타'로 인해 3D TV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윤 사장은 "월드컵 등 스포츠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행사들을 계기로 대대적인 3D TV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며 "200만대 이상의 3D TV를 판매,세계 TV 시장의 패권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TV 앱스토어'도 세계 최초
삼성전자의 풀HD(초고화질) 3D LED TV는 세계 표준인 능동형 방식을 적용했다. 양쪽 눈을 번갈아 가며 가리는 '셔터글래스' 형태의 안경을 통해 화질의 손상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제정된 국제 규격을 따르고 있어 모든 방식의 3D 타이틀을 재생할 수 있다"며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등의 3차원 게임기와도 호환이 된다"고 설명했다.
리모컨과 인터넷 연결 등의 세부 기능에도 신경을 썼다. 프리미엄급 3D LED TV에는 3인치 액정을 갖춘 풀터치 방식의 리모컨이 제공된다. 풀터치폰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볼륨과 입체감 등을 조절할 수 있다. 화면을 통해 TV와 똑같은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액정 리모컨의 강점으로 꼽힌다.
인터넷 연결을 통해 TV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것도 신제품의 특징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직접 TV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올릴 수 있도록 'TV 앱스토어'를 세계 최초로 운영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참여,콘텐츠의 다양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휴대폰,디지털카메라,PC 등을 TV와 연결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만든 제품뿐 아니라 무선 연결 국제 공인규격인 DLNA를 충족하는 타사 제품과도 호환이 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