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변신은 유죄?"

펀드들은 사전에 정의한 운용철학과 전략을 유지하지 못하고 때때로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변신은 명분(운용철학)과 실리(수익률)를 모두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투자컨설팅부 연구원은 24일 '펀드이슈' 보고서를 통해 "펀드가 투자설명서와 제안서에서 밝인 운용철학은 투자자들과의 약속"이라며 "철학이 흔들린 펀드는 리스크 부담이 커져 성과도 부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펀드의 포트폴리오 명세서를 살펴보면, 투자자와의 기본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펀드가 있다는 주장이다.

제안서에는 개별기업의 저평가 여부에 초점을 맞춰 투자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포트폴리오는 가치주 성향이 낮은 경우가 있다는 것. 고배당 펀드를 표방하지만 배당수익률이 코스피 배당수익률 보다 낮거나, 대표 우량기업과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는 종목을 발굴해 운용한다고 했지만 실제 포트폴리오는 인덱스펀드와 유사한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이 펀드가 변하는 이유는 △펀드매니저가 단기적인 수익률과 모멘텀(상승요인)을 추구하거나△펀드매니저의 교체가 잦기 때문이다. △운용철학은 제안서 등 서류상에만 기록되고 실제 운용에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운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문 연구원은 꼬집었다.

그는 "투자자들은 투자한 펀드의 스타일을 고려해 앞으로의 수익률을 기대하게 되지만, 실제 운용이 정의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혼란을 느낄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가치형 펀드에 투자했으나 실제 펀드는 성장형 스타일로 운용됐다면 투자자는 기대하지 않았던 성장형 펀드의 수익률을 얻게 된다는 얘기다.

이어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온다 해도 원칙을 지키는 펀드가 좋은 펀드"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나은 수익을 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