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실적장세로 전환하고 있어 가치주펀드 투자가 유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 실적장세에서 가치주펀드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설명이다.

현대증권은 23일 2003년부터 올 1월까지 국내 증시를 △시중자금이 몰려 급등하는 '유동성장세' △기업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실적장세' △주가가 절대적으로 낮아 반등으로 이어지는 '밸류에이션장세' △급등 후 하락하는 '버블붕괴장세' 등으로 구분, 각 국면에 유망했던 펀드를 제시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증시로 자금이 몰려 코스피지수가 53% 급등했던 2003년 3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의 유동성 장세에선 성장주펀드가 57.7%의 수익을 올려 인덱스펀드(57.3%) 가치주펀드(55.4%) 테마주펀드(31.5%) 등 다른 유형보다 성과가 좋았다.

또 밸류에이션장세로 분류된 2005년 3월~2006년 5월에는 테마주펀드의 수익률이 42.6%로,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30% 안팎의 수익률을 올린 다른 유형의 펀드들을 앞질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한 2007년 11월부터 1년 동안은 시장 수익률을 좇도록 만들어진 인덱스펀드가 가장 선방했다. 인덱스펀드는 이 기간 38% 손실을 봐 국내 증시 하락률(45.3%)은 물론 성장주펀드(-45.9%) 가치주펀드(-44.9%) 테마주펀드(-43.2%) 등에 비해 손실이 작았다.

특히 최근의 증시 모습과 비슷한 실적장세를 연출했던 2004년 5월부터 2005년 3월에는 가치주펀드가 단연 우세했다. 가치주펀드는 10개월간 코스피지수 상승률(8.1%)보다 높은 9.3%의 수익률을 올려 5.5~8.8%를 보였던 다른 펀드 유형의 수익률을 앞섰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증시 급등기엔 주가 상승률이 높은 주식을 주로 들고 있는 성장주펀드가 돋보이지만,급락기엔 반대로 손실폭도 가장 컸다"며 "급락기엔 우량주에만 투자하고 주식 비중을 자유롭게 줄일 수 있는 인덱스펀드의 선방을 주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근 증시처럼 시장이 실적에 의존하는 시기가 도래하면 주가가 무거운 가치주들을 보유한 가치주펀드의 성과가 우수했다"며 "앞으로 가치주펀드 가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