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수익률이 출렁이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5% 정도 손실을 입고 있고 해외주식형은 작년 말보다 6% 이상 순자산을 까먹고 있다. 지역별로는 대만이 연초 이후 11%나 곤두박질친 것을 비롯해 브라질 중국 브릭스 등도 7~9% 정도 손실을 보고 있다. 올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연초 기대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간의 수익률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드에 가입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잔 파도와 무관하게 장기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적립식' 투자를 권하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주식형펀드는 최저점에서 가입해 최고점에서 털고 나오는 것이 최선이지만 바닥이나 꼭지를 예단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며 "이러한 이유로 투자 시기를 분산해 매수단가를 낮추는 '적립식'이 유용한 투자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 최고점에서 적립식으로 가입한 국내 투자자들은 '코스트애버리징'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이던 2007년11월 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와 인사이트펀드에 신규 가입한 투자자는 매월 꼬박꼬박 일정액을 투자했을 경우 각각 8.61%, 11.93%(12일 기준)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가입시점보다 20% 이상 낮은 상황이지만 이미 원금을 회복하고 정기예금이자의 2배에 육박하는 수익을 내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주가가 빠지면 납입금액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코스피지수가 1600선 붕괴위기에 몰린 지난달 29일 이후 17일까지 13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기간 순유입규모는 7600억원을 넘었다.

실제 인터넷 펀드 관련 카페만 둘러봐도 달라진 투자자들의 모습이 쉽게 발견된다. 수익률 악화에 발을 동동구르는 모습보다는 향후 전망을 바탕으로 자산을 재배분하거나 추가 납입을 고민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 있다.
증권사가 알아서 주가가 빠지면 펀드의 월 적립금을 자동으로 늘려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하나대투증권 '서프라이즈 적립식 자동매수 서비스'는 고객이 지정한 하락률 이상으로 코스피지수나 펀드 기준가가 떨어지면 그 달의 적립 투자금액을 늘려준다. 사전에 투자자가 '1,2,3,5% 중 하나의 하락률'을 선택할 수 있고,추가 자동 적립금도 평상시 투자금의 10~100% 사이에서 '10% 단위'로 정할 수 있다.

주기적인 시장 상황 변화를 반영해 자신의 펀드 투자비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수익률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크게 빠진 중국과 러시아,원자재펀드의 투자 매력이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