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증시는 16일 열리는 유럽연합(EU)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의 재정 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나오는지 여부에 따라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정상회의에서는 그리스의 재정위기 극복을 지원한다는 데 원칙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책이 제시되지 않은 탓에 투자자들은 그리스 사태를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독일 프랑스 등 EU 주요 회원국 간 입장 차가 크기 때문에 그리스 사태를 근본적으로 잠재울 수 있는 대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투자심리가 다시 위축돼 조정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그리스 재정 위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정도의 지원책이 나오면 자신감을 회복한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긴축 강화 움직임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주 금요일 장 초반,다우지수가 급락한 것도 중국 인민은행의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결정으로 중국 긴축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진 결과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25일부터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긴축의 고삐를 조이면 상당수 투자자들은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란 점에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 경제가 거품 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꼭 악재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외부 불확실성이 증시의 최대 변수로 부각된 가운데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나온다. 월가 경제 전문가들은 17일 발표되는 1월 산업생산과 뉴욕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1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전달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민간경제 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하는 1월 경기선행지수도 0.2~0.5%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수는 3~6개월 뒤의 경기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다. 전망이 맞다면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게 된다.

이번 주 공개되는 물가지표도 안정세를 유지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업 증가 탓에 수요가 좀체 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은행들이 신용공급을 줄인 결과로 볼 수 있다.

기업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379개사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톰슨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73%의 기업실적이 시장 전망을 앞지른 만큼 이번 주에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공개가 잇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