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꽃 가격이 가장 비싼 졸업 · 입학 시즌인데도 꽃 값은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고유가로 화훼농가가 줄고 폭설 · 한파로 생산량까지 감소했지만 소비도 동시에 줄었기 때문이다.

12일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꽃 도매시세(1속=10송이 기준)는 장미(대표품종 비탈)가 7297원으로 1년 전(7536원)보다 239원(3.2%) 내렸다. 프리지아(이본느)는 1157원으로 지난해보다 189원(14.1%),튤립(스트롱골드)은 5659원으로 580원(10.3%) 각각 내렸다. 안개꽃(7307원)과 축하용 화환에 많이 쓰이는 거베라(2166원)는 지난해보다 각각 7184원,2142원 떨어져 절반 수준이다. 반면 카네이션(다이아몬드 · 4318원)은 511원(13.4%),국화(신마 · 6474) 807원(14.2%),백합(시베리아 · 7541원)은 884원(13.3%) 가격이 올랐다.

공급량이 품종에 따라 20~30%에서 많게는 80%까지 줄었는데도 가격은 내림세다. 프리지아는 이날 거래량이 1만2634속으로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선물로 일회성 꽃 대신 실속형 선물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정영민 절화중도매인연합회 회장은 "2008년부터 유가가 치솟으면서 화훼농가들이 20~30% 정도 문을 닫았다"며 "그러면 가격이 20~30%는 올라야 정상인데 수요가 줄어 내리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규섭 강남화원 사장은 "폭설로 일조량이 줄어든 탓에 꽃 색깔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졌고,한파로 생산량도 줄었다"며 "생화에 조화를 섞어 쓰는 사람이 늘면서 상품(上品) 수요가 증가해 상품 가격만 1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화훼공판장의 한 경매사는 "밸런타인데이,졸업 시즌이 설과 겹쳐 소비가 부진하지만 3월 초까지는 장미,튤립,프리지아류 등을 중심으로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포동 센트럴시티 꽃 소매점에선 한 다발 기준으로 장미가 2만5000원 안팎,프리지아가 1만5000~2만원,백합이 5000~7000원,국화가 1만20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