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 먹으러 간다'며 유유히 들락날락

울산 울주경찰서는 그만둔 회사에 몰래 들어가 고가의 자재를 상습적으로 훔쳐 판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등)로 전모(24)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달아난 공범 박모(23) 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울주군 온산읍의 A중공업 하청업체에 약 1년간 다니다 작년 퇴사했지만, 공장 내부를 잘 안다는 점을 이용해 친구 5명과 함께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8회에 걸쳐 2억8천만원 상당의 자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씨 등은 늦은 밤 경비가 소홀한 틈을 타 A중공업의 담이 없는 곳을 통해 공장에 들어간 뒤, 창고에 있는 지게차를 이용해 전선 케이블과 황동밸브 등 선박제조용 자재를 트럭에 옮겨 실어 회사 정문으로 빠져나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경비가 허술한 곳만 골라 공장을 들락거렸지만, 경비원과 마주쳤을 때는 "야식 먹으러 간다"고 말하고 유유히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렇게 훔친 자재들을 울산과 대구에서 고물상을 하는 김모(23) 씨와 채모(36) 씨에게 시세의 5분의 1 가격에 팔아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장물취득 혐의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채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에서 전 씨는 "일이 힘들어 회사를 그만둬서 돈이 없는데, 유흥비와 생활비가 필요해서 직업이 없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