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LG텔레콤이 약한 무선인터넷 경쟁력 등으로 경쟁사들과 비교해 주가 상승 모멘텀(계기)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10일 전문가들은 지난 9일 예상에 못 미친 실적을 발표한 통합LG텔레콤이 네트워크망 경쟁력 부재 등으로 통신업종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무선데이터 시장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분석했다.

LG텔레콤이 WCDMA(3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 않아 가입자를 2G(2세대)에서 3G(3세대)로 전환하고 있는 경쟁사들에 비해 단말기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진창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G텔레콤이 올해 7∼8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인데 이는 경쟁사들에 비해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며 "스마트폰 라인업 열세로 마케팅비 통제 어려움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사들과 대등한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은 4세대 이동통신인 LTE(롱텀에볼루션) 투자가 이뤄지는 2012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진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황성진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텔레콤이 동기식 3G인 리비전A(Rev.A)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업특성상, 국내 휴대폰 공급자들에게만 단말기 공급을 의지하고 있어 글로벌 단말기 공급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통합LG텔레콤이 출범한 가운데 유선시장 경쟁 등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 시너지는 제한적인 가운데 통신업종 성장동력인 무선인터넷, B2B(기업시장), IPTV(인터넷TV) 세 분야 모두에서 뚜렷한 경쟁 전략이 부재 중"이라고 꼬집었다.

진 애널리스트는 "유선 부문에서의 경쟁심화로 인해 올해 매출 가이던스 8조원 달성을 낙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통신 3사의 합병을 계기로 정부가 접속료 차등을 축소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동안 받고 있던 비대칭 규제에 따른 수혜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이 같은 점들을 반영, 증권사들은 LG텔레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만2000원에서 9000원으로 낮췄고, 현대증권(1만2500원→9200원), 대우증권(1만원→9000원), 한국투자증권(1만1200원→1만600원), 한화증권(1만1900원→1만600원) 등도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들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잠재 위험을 고려해도 업종 재평가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올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6.9배로 추정되는 LG텔레콤의 주가 할인폭은 과도하다"며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한 VoIP(인터넷전화) 부문에서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LG텔레콤은 8거래일 연속 하락, 전날보다 4.52% 내린 782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7800원까지 떨어져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