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을 4개월여 앞둔 모의고사에서 극심한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공한증'(恐韓症)에 시달리던 중국에 0-3으로 충격적인 참패를 당했다. 이날 저녁 대한축구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대표팀을 비난하는 네티즌이 한꺼번에 몰려 축구발언대 등 일부 코너가 한 시간 넘게 닫혔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남자부 풀리그 중국과의 2차전에서 공격과 수비 면에서 실망스런 경기를 펼친 끝에 전반에 두 골,후반에 한 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홍콩과의 1차전에서 5-0 완승을 낚았던 한국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중국에 덜미를 잡혀 1승1패가 됐다. 일본과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긴 중국이 1승1무를 기록하며 선두로 올라섰고 일본(1무)과 홍콩(1패)이 3,4위로 밀렸다.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1-0 승리를 거둔 이후 32년 동안 중국을 상대로 27경기 연속 무패(16승11무) 행진을 이어온 한국의 중국전 패배는 A매치 사상 처음이다. FIFA랭킹 49위인 한국이 2002년 한 · 일 월드컵에만 나간 중국(FIFA 랭킹 87위)에 3점차 패배를 당한 것은 아시아 강자의 체면을 구긴 수모다.

한국은 민족의 명절인 설 당일(14일) 일본을 상대한다. 한국은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도 중국에 1-2로 져 '코리아 오누이'가 모두 중국 축구에 고개를 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