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많이 올라…설 차례상 28만5000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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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유현기자의 차례상 장보기
배 3개 7800원 작년보다 20% ↑…고사리·도라지는 탱탱한게 좋아
배 3개 7800원 작년보다 20% ↑…고사리·도라지는 탱탱한게 좋아
설을 닷새 앞둔 9일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차례용품 기획전을 시작했다. 기자는 4~6인용 차례상을 차릴 음식들을 직접 사기 위해 오전 10시께 이마트 성수점을 찾았다. 비가 내렸지만 일찍부터 차례용품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붐벼 설 대목 분위기가 났다. 매장에서 만난 한 50대 주부는 "설에 친척들이 많이 모일 것 같아 예산을 10만원 정도 늘려 40만원으로 잡았다"며 "지난해보다 물가가 20%는 오른 것 같지만 차례음식만큼은 가격보다 품질을 보고 고른다"고 말했다.
기자가 산 품목은 떡국 재료부터 한우,과일,전 부칠 재료,한과,차례주 등 총 32개 품목으로 총 28만4960원이 들었다. 지난해 같은 품목을 샀다면 25만2440원인데 3만2520원(12.9%) 오른 것.그러나 크게 오른 한우와 배를 제외하면 오름폭이 1% 안팎이었다.
차례상은 성균관 전례연구위원회가 제안한 '조율시이(藻栗枾梨 · 차례상에 과일을 왼쪽부터 대추,밤,감,배 순으로 놓는 것)' 방식으로 잡았고 식재료의 종류와 양은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이 뽑아줬다. 양 이사장은 "동양권에서 홀수를 길한 숫자로 여겨 차례상 음식은 홀수로 올린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기자는 20대지만 1년에 4차례 차례 · 제사를 지내 제수용품 구입이 익숙한 편이다.
먼저 들른 곳은 제수용 과일코너.배(3개)는 7880원으로 지난해보다 20%가량(1300원) 올랐고,사과(3개×2 · 9960원)는 400원 내렸다. 김준상 청과담당은 "배는 대과(큰 과일)가 부족해 가격이 올랐다"며 "배는 어둡지 않은 것을 고르면 싱싱하다"고 말했다. 밤은 껍질을 벗긴 밤 160g짜리와 껍질을 까지 않은 밤 1㎏가 둘 다 3980원이었다. 옆에서 고사리와 도라지를 판매하던 노효순씨는 "부드러우면서도 물건이 탱탱하니 사가라"며 "국내산 도라지와 고사리는 중국산에 비해 길이가 짧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참조기 코너.1미에 4000원이 넘는 것도 있었지만 경제적인 사이즈로 5미에 4950원인 참조기를 골랐다. 60대 중반 주부는 "반나절 소금을 뿌려놓은 뒤 이틀을 베란다에서 말리면 굴비처럼 살이 꼬돌꼬돌해진다"고 말했다. 또 "조기를 보통 3마리 올리지만 5마리를 올릴 생각"이라며 "사람 먹기에도 풍성한 게 조상에게도 좋지 않겠냐"며 웃었다. 참조기는 눈이 투명하고 배가 단단하며,비늘과 지느러미가 깔끔한 것이 좋다. 조기 가격은 지난해(5200원)보다 350원 저렴했다.
한우값이 많이 올랐지만 차례상에 빼놓을 수 없는 터라 한우 코너는 주부로 붐볐다. 한우 등심(900g · 7만4250원)은 지난해보다 1만5300원(26.4%),양지(900g · 5만8050원)도 지난해보다 1만5300원(35.8%)이나 올랐다. 홍대철 축산담당 매니저는 "색감이 선홍색이고 마블링이 곱게 박힌 것이 좋다"며 "지난해보다 가격이 10~20% 올랐지만 차례용 고기에 선물세트 주문까지 받느라 직원을 8명에서 13명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백화수복 1.8ℓ짜리를 집어든 박정자씨(70 · 여)는 "쓰고 남은 청주는 고기 재울 때 쓰거나 음식 누린내 빼는 데 사용한다"고 말했다. 물건을 꼼꼼히 따지고 장을 보는 데 1시간 반가량 걸렸다. 기자가 몰고 다닌 대형카트는 차례용품으로 가득찼다. 이마트 관계자는 "설 이틀 전은 추석 이틀 전 다음으로 연중 매출이 높은 날"이라며 "11~13일 매출은 평소 주말의 3배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마트들은 9일부터 다음주 초까지 설 제수용품을 할인판매하는 기획전을 연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
기자가 산 품목은 떡국 재료부터 한우,과일,전 부칠 재료,한과,차례주 등 총 32개 품목으로 총 28만4960원이 들었다. 지난해 같은 품목을 샀다면 25만2440원인데 3만2520원(12.9%) 오른 것.그러나 크게 오른 한우와 배를 제외하면 오름폭이 1% 안팎이었다.
차례상은 성균관 전례연구위원회가 제안한 '조율시이(藻栗枾梨 · 차례상에 과일을 왼쪽부터 대추,밤,감,배 순으로 놓는 것)' 방식으로 잡았고 식재료의 종류와 양은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이 뽑아줬다. 양 이사장은 "동양권에서 홀수를 길한 숫자로 여겨 차례상 음식은 홀수로 올린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기자는 20대지만 1년에 4차례 차례 · 제사를 지내 제수용품 구입이 익숙한 편이다.
먼저 들른 곳은 제수용 과일코너.배(3개)는 7880원으로 지난해보다 20%가량(1300원) 올랐고,사과(3개×2 · 9960원)는 400원 내렸다. 김준상 청과담당은 "배는 대과(큰 과일)가 부족해 가격이 올랐다"며 "배는 어둡지 않은 것을 고르면 싱싱하다"고 말했다. 밤은 껍질을 벗긴 밤 160g짜리와 껍질을 까지 않은 밤 1㎏가 둘 다 3980원이었다. 옆에서 고사리와 도라지를 판매하던 노효순씨는 "부드러우면서도 물건이 탱탱하니 사가라"며 "국내산 도라지와 고사리는 중국산에 비해 길이가 짧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참조기 코너.1미에 4000원이 넘는 것도 있었지만 경제적인 사이즈로 5미에 4950원인 참조기를 골랐다. 60대 중반 주부는 "반나절 소금을 뿌려놓은 뒤 이틀을 베란다에서 말리면 굴비처럼 살이 꼬돌꼬돌해진다"고 말했다. 또 "조기를 보통 3마리 올리지만 5마리를 올릴 생각"이라며 "사람 먹기에도 풍성한 게 조상에게도 좋지 않겠냐"며 웃었다. 참조기는 눈이 투명하고 배가 단단하며,비늘과 지느러미가 깔끔한 것이 좋다. 조기 가격은 지난해(5200원)보다 350원 저렴했다.
한우값이 많이 올랐지만 차례상에 빼놓을 수 없는 터라 한우 코너는 주부로 붐볐다. 한우 등심(900g · 7만4250원)은 지난해보다 1만5300원(26.4%),양지(900g · 5만8050원)도 지난해보다 1만5300원(35.8%)이나 올랐다. 홍대철 축산담당 매니저는 "색감이 선홍색이고 마블링이 곱게 박힌 것이 좋다"며 "지난해보다 가격이 10~20% 올랐지만 차례용 고기에 선물세트 주문까지 받느라 직원을 8명에서 13명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백화수복 1.8ℓ짜리를 집어든 박정자씨(70 · 여)는 "쓰고 남은 청주는 고기 재울 때 쓰거나 음식 누린내 빼는 데 사용한다"고 말했다. 물건을 꼼꼼히 따지고 장을 보는 데 1시간 반가량 걸렸다. 기자가 몰고 다닌 대형카트는 차례용품으로 가득찼다. 이마트 관계자는 "설 이틀 전은 추석 이틀 전 다음으로 연중 매출이 높은 날"이라며 "11~13일 매출은 평소 주말의 3배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마트들은 9일부터 다음주 초까지 설 제수용품을 할인판매하는 기획전을 연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