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2.0%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국가 재정악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등 아직도 불안요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12개월째다.

한은은 5.25%였던 기준금리를 2008년 10월부터 매달 내려 작년 2월에는 2.00%까지 낮췄다.

그 이후에는 기준금리를 바꾸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상반기중 기준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은 아직도 경제상황에 대해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해외 경제가 불안하다.

지난달 하순부터 중국의 긴축강화 조치, 미국의 금융개혁법안 등이 발표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특히 지난 5일에는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국가가 재정적자로 국가부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얼어붙었다.

한국 금융시장도 패닉 상태를 나타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9.30포인트(3.05%) 내린 1,567.12에 거래를 마감하며 '두바이사태' 직후인 지난해 11월 30일의 1,555.60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환율은 19.0원 오른 1,169.9원에 마감하며 전고점(1,169.50원, 2월1일)을 경신했다.

고용사정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민간분야 회복력이 탄탄하지 않다는 점도 금리동결 가능성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에 그치고 12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했다.

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애널리스트는 "한국보다 경제회복 속도가 빠른 중국과 인도가 아직 은행 대출금리에는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이 먼저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상반기 인상 어려울 듯"
시장에는 상반기 중 기준금리 인상은 `물 건너갔다'는 견해가 많다.

당분간 기준금리를 올릴 만한 국내외적 여건이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성태 총재의 3월말 임기 만료나 6월 지방선거 등도 상반기중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배경에 해당된다.

대신증권 김윤기 경제조사실장은 "상반기중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확고해 새로 부임한 총재와 금통위원들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윤여삼 선임연구원은 "한은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친 상황"이라며 "연내 동결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으며, 만일 올리더라도 단발성에 그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은행들이 점치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다양하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도이치뱅크 등은 2분기, 골드만삭스 등은 3분기를 각각 예상하고 있다.

반면 모건스탠리, HSBC, 씨티그룹 등은 물가상승 압력 확대 등을 감안해 1분기 중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홍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