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중 1177.5원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리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 우려가 불거지면서 유럽증시와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리스크 회피 현상이 고조되며 달러화 강세를 나타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9원(1.65%) 급등한 1169.9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유럽발 위기가 다시 한번 시장을 강타했다고 전했다. 그리스와 포르투칼의 재정부실 우려가 다시 확산된 데다 미국의 주간 고용지표가 예상보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10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밤사이 원달러 환율은 역외 거래에서 1177원으로 급등했다.

전날 서울거래에서 1150.9원으로 장을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날보다 25.1원 급등한 1176원에서 출발한 뒤 곧 1177.5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종가기준으로 전날보다 20원 이상 급등한 것은 지난해 11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내 차익실현 매물과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그리고 고점매도 성격의 숏플레이가 외환시장에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166.9원까지 상승폭을 낮췄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장 초반부터 네고가 대거 출회했으며 이 때문에 환율이 상승폭을 확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딜러는 "네고에 역외 달러 매도세까지 겹치면서 1170원선까지 오름폭을 줄였다"고 전했다.

이후 환율은 오후들어서도 1170원 근방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거듭하며 다소 안정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코스피지수가 3% 이상까지 낙폭을 늘리며 환율 상승을 견인했지만, 네고가 꾸준히 실리면서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또 한 외환딜러는 "전날 역외 움직임이 과했던 것 같다"며 "오후들어 후속 역외 매수세가 약해 환율이 올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환율은 장 마감 직전 코스피지수가 50p 밑으로 낙폭을 줄이며 1170원 바로 밑에서 마감됐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9.30p 폭락한 1567.12를 기록했으며,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8.97p 급락한 497.26을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1608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싣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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