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아모레퍼시픽이 작년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올렸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4분기 매출 증가 속에서 영업손실을 대폭 줄여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2일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7.6% 증가한 9조2786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도 22.0% 상승한 4558억원을 달성해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국내 공공 부문 수주 호조와 해외시장의 지속적인 확대 등으로 매출과 수주가 모두 증가했다"며 "현재의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 매출 10조원과 수주 2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작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8조63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6484억원이었으나 전년 동기에 2조1662억원의 손실을 냈던 것에 비하면 대폭 개선됐다. 순손실 역시 3663억원으로 전년 4분기(2조1632억원 손실)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작년 6월의 전기요금 인상과 원 · 달러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작년 2분기에 흑자로 돌아선 이후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전은 통상 4분기에 각종 비용 증가로 적자가 나는데 지난해는 전년보다 적자폭이 축소돼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데다 원전사업 확대에 따른 장기 성장성까지 확보,주가 재평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내년부터 국제유가 등 원료비가 올라갈 경우 이에 맞춰 전기요금을 올려 주는 연료비 연동제를 실시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한국전력이 올해 약 3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과 2조40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UAE 원전 수주로 인한 한전의 수혜폭을 아직 가늠하기 힘들지만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작년에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5.5% 증가한 1조76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8% 증가한 3005억원,순이익은 32.7% 급증한 2258억원에 달했다. 작년 초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경기 부진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으나 2008년(매출 12.8% 증가)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화장품 시장 점유율이 38%로 높은데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라며 "강력한 브랜드 파워로 불황 속에서도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24.1% 감소했다. 이는 작년 3분기 추석 때 팔고 남은 물량이 4분기에 환입 처리된 데다 실적 호조에 따른 성과급 지급,마케팅 비용 선집행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작년보다 10%가량 증가한 1조9460억원,3307억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제일모직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한 608억원,순이익은 97.9% 급증한 386억원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케미컬 제품의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그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하던 패션 부문이 소비 회복에 힘입어 2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린 덕분이다. 제일모직은 올해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한국전력 주가는 0.78% 하락한 3만8200원에 마감했고,현대건설은 2.73% 급락한 6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모레퍼시픽과 제일모직은 각각 0.74%,0.36% 상승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