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기업의 구조조정과 미국 금융규제안 등 대내외 악재로 직격탄을 맞았던 은행주(株)가 비상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은행주들이 미국의 금융 규제 움직임 등으로 단기간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가 매수세로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KB금융이 전날보다 0.77% 오른 5만2400원에 거래되며 이틀째 상승 흐름을 타고 있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도 2.64% 오른 1만3600원을 기록하며 강세고, 전북은행과 대구은행, 부산은행도 일제히 동반 상승하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주의 반등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외국계 증권사의 호평도 계속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이날 한국 은행주에 대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중소기업과 소매 분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용관련 손실은 지난해에 비해 관리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따른 우려도 지난해 4분기에 대부분 반영돼 추가적인 리스크는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도 낙폭과대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밸류에이션(설적대비 주가수준) 모멘텀은 유지된 채 가격 모멘텀에서 역발상 투자의 시각을 적용한다면 은행주의 투자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가격과 밸류에이션, 이익모멘텀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서 선호된 섹터가 반도체 통신서비스 운송 등이었다"면서 "반면 이익이나 밸류에이션 모멘텀이 유지된 채 가격모멘텀에서 투자매력도가 높아진다면 은행 자동차 자동차부품 철강 레저 등으로 주목 업종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레이딩 바이' 구간인 현 시점에서 은행 업종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은행주들은 대내외 악재를 반영하며 이미 많이 하락했고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순환매 속에 반등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고 볼 수 있고 은행주의 반등 여부와 강도에 따라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신용위험의 수위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주들이 낙폭과대에 따른 단기 반등을 가능하겠지만 자산건전성과 수급 우려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다면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재 은행주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에 불과해 평균적으로 10%~15%의 상승 여력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지금의 반등 성격은 저평가에 따른 자율 반등"이라며 "금호아시아나그룹 외에 여타 한계기업에 따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고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 상장으로 수급부담이 여전해 추세적 상승 흐름으로 전환될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