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된 중고차는 202만3450대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신차의 경우 일시불 할부 리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차를 사거나 빌릴 수 있었으나 중고차는 리스가 불가능해 반드시 차를 구입해서 타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일부 캐피털사가 중고차도 리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월 납입액 할부의 80% 수준

리스로 차를 이용하기 전에 할부구매와 리스의 차이점을 명확히 알아야 경제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할부와 리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차량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다. 할부로 차량을 구입했을 때 차량의 소유권은 고객에게 있는 반면 리스는 리스회사(캐피털사,렌터카 회사 등)에 있다. 할부는 캐피털사의 돈을 빌려 차를 직접 사는 것이고,리스는 캐피털사 소유의 차를 이용료를 내고 빌려타는 것이다.

리스로 차를 이용하면 할부 구매 시보다 매달 20% 정도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중고차 리스는 같은 차종을 할부로 살 때보다 한 달에 내야 하는 돈이 80% 수준으로 저렴하다"며 "신차 리스에 비해서는 70% 수준"이라고 말했다.

NF쏘나타 럭셔리 중고차를 현대캐피탈 중고차 할부로 구입할 경우 통상 50만원 정도를 매달 내야 한다. 하지만 같은 회사의 리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월 납입액이 41만원으로 줄어든다. 같은 차종을 신차로 리스할 경우에는 이보다 약 30% 많은 69만원을 내야 한다.

리스기간이 끝나면 차를 반납해도 되고 통상 차량가격의 30~40%대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차를 자신의 소유로 만들 수도 있다. 단 리스 기간이 끝난 후 차를 구매하기 위해 치르는 잔금과 그동안 지불해 온 리스료를 합하면 할부로 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리스는 자동차에 문제가 생길 때 회사에서 기본적인 수리비를 부담한다. 중고차 리스의 경우 최장 3년,주행거리 9만㎞까지 보증서비스를 제공한다. 엔진과 미션계통에 결함이 발견되면 통상 국산차는 200만원,수입차는 300만원까지 무상수리가 가능하다.

◆개인들 사이에서도 리스 열풍

리스는 기업이나 변호사,의사 등 고소득 개인사업자들이 주로 이용해 왔다. 리스로 타는 자동차는 자산으로 잡히지 않아 대차대조표상 부채비율,유동비율,고정비율 등을 줄일수 있어서다. 여기에 차량 임대료 전액을 손비 처리함으로써 소득세와 법인세까지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차를 몇 년만 타고 바꾸길 원하거나 외제차 등 고급차를 싸게 타고 싶어하는 개인들 사이에서도 리스가 각광받고 있다. 일시불이나 할부로 차를 구매하면 취득세,등록비용,보험료 등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반면 리스는 이런 모든 초기비용이 대여료에 포함돼 있다.

리스는 중고차 매각 부담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계약시점에 만기시점의 차량가격(잔존가치)이 확정되어 있기 때문에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리스크가 없으며 별도의 업무처리 없이 손쉽게 차량 교체(재리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고차를 리스로 이용하고 싶다면 SK엔카(www.encar.com),현대캐피탈 오토인사이드(www.autoinside.co.kr) 등의 중고차 포털 사이트를 통해 매물을 검색할 수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