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효과'가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국내증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깜짝 실적' 발표에 이어 컴퓨터 시장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태블릿PC를 전격 출시하면서 국내증시의 주도주인 대형 정보기술(IT) 관련주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태블릿PC 최대 수혜는 기기에 내장되는 낸드(NAND) 플래시메모리 생산업체가 될 것이고 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직접 수혜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애플의 호실적과 신제품 출시는 미국 증시의 상승 재료로 작용하고 이에 따른 국내증시의 외국인 매수 기조 확대라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이슈로 인식돼 왔다.

실제 애플의 태블릿PC 출시로 전날 뉴욕증시는 장중 내내 하락세에서 장 막판 상승세로 마감했다.

여기에 태블릿PC의 판매 확대가 핵심 부품인 반도체 업체의 수혜로 이어지고 삼성전자의 주가를 견인할 경우 국내증시에도 '애플 효과'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발(發) 스마트폰과 앱스토어의 경쟁은 애플의 '아이패드'(iPad) 출시로 태블릿PC까지 옮겨가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태블릿PC 경쟁이 스마트폰 경쟁과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다고 보면 태블릿PC 확대의 최대 수혜는 낸드 업체와 앱스토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것은 낸드 관련 업체로 그 중심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있다"면서 "앱스토어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수 천개의 업체가 경쟁을 하는 반면 낸드는 4개 업체가 분할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뿐만 아니라 델, 레노보 등의 업체들도 태블릿PC에 20GB 이상의 대용량 낸드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낸드 업체의 수혜는 기대 이상으로 클 것이란 판단이다.

그는 "아이패드가 4월부터 출시돼 연간 1000 만대가 판매될 경우 올해 낸드 수요는 기존 수요량 대비 7~8%정도 증가할 것"이라며 "경쟁업체들의 태블릿PC 까지 감안하면 태블릿PC 를 통한 낸드 수요량 증가는 최대 15~20% 수준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 IT 경기모멘텀이 여전히 좋고 IT환경 변화를 주도하는 애플은 새로운 IT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제로섬 게임'의 여타 IT리더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금융위기 여진으로 금융주들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신성장동력을 찾게 될 것이고 그 핵심은 IT업종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2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전시장인 예르바부웨이나센터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새로운 모바일 기기인 '아이패드'를 발표했다.

'아이패드'의 두께는 1.27cm 무게는 0.68kg로 전 세계 출시된 어떤 넷북보다도 얇고 가벼운 태블릿PC다.
9.7인치 LED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멀티터치를 지원하며 터치 반응 속도가 매우 뛰어나다.

중앙처리장치로 애플의 차세대 칩인 1기가헤르쯔(GHz)급 A4 칩을 탑재했고 메모리는 16기가바이트(GB)에서 최대 64GB까지 지원한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