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고치에서 뽑은 천연 아미노산을 원료로 건강식품을 제조하는 월드웨이의 정병천 회장은 요즘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매일 공장에서 저녁 늦은 시간까지 직원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사 이래 최대의 구매사절단이 오는 만큼 남다른 정성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오는 2월 초 4일간의 일정으로 200여명의 중국 측 구매사절단이 월드웨이를 방문할 예정이다. 일행의 대부분은 최근 월드웨이와 수출계약을 맺은 중국 즈밍더그룹의 구매사절단.여기에 중국 내 식품 · 제약협회 관계자도 함께 온다.

이번 구매사절단은 앞으로 중국 수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즈밍더그룹(회장 초우중취앤)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중국 전역의 유통망을 통해 식품 및 바이오 제품을 생산 · 판매하는 기업이다.

구매사절단은 월드웨이의 생산설비를 둘러보고 제품판매를 위한 마케팅 전략수립 등 중국 마케팅을 위한 협의를 하게 된다.

정병천 회장은 "중국의 대규모 구매사절단이 우리 회사를 찾아오는 이유는 그동안 쌓아온 생산 노하우와 제품의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대외적으로 회사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월드웨이는 최근 실크 펩타이드 제품 2200억원어치를 올해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즈밍더그룹에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1차로 얼마 전 실크 펩타이드를 분말 상태로 포장한 제품과 액상제품 22억원 상당의 2만6000상자를 선적했다. 중국 판매 브랜드는 '大韓寶月太 一雪蟲太'다.

월드웨이 측은 올해에만 총 200억원 상당의 실크 펩타이드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즈밍더그룹은 아미노산이 사람 건강에 매우 좋다는 인식이 중국인들 사이에 확산되자 중국 내에서 생산업체를 찾았으나 생산설비가 열악하고 생산규모가 작아 해외로 눈을 돌려 우리 회사를 최종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즈밍더그룹은 오는 3월부터 중국 내 TV 등 각종 매체를 통한 홍보를 위해 월드스타인 가수 겸 영화배우 '비'와 10억5000만원에 광고모델 계약을 맺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2001년 창업한 월드웨이는 충남 연기군 전의산업단지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누에고치에서 아미노산을 추출해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 및 화장품 원료를 생산한다. 이 회사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는 실큐(Sil-Q)다.

정 회장은 회사 설립 초창기만 하더라도 실크 아미노산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가 높지 않아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을 소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정 회장은 부친의 사망으로 어머니와 동생들을 키우기 위해 청년가장 역할을 하며 다진 강인함을 자산삼아 시장을 개척해왔다고 회고했다.

정 회장은 "난관에 봉착했을 때 그냥 물러설 수 없었다"며 "모든 어려움을 하나하나 이겨낸 결과 월드웨이는 현재 대표적인 천연 아미노산 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천연 아미노산은 누에고치에서 효소분해 및 가수분해 방법으로 뽑아내기 때문에 순도가 99%가 넘고 품질도 합성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는 누에고치에서 최고의 천연 아미노산을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을 토대로 앞으로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다양한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 및 의약품 원료를 개발할 방침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150% 증가한 400억원이다. 정 회장은 "올해부터 전국에 브랜드숍을 열고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하는 등 내수 판매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 외에 일본 러시아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지로도 수출을 늘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