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호주 골드코스트로 전지훈련을 떠난 신지애(22 · 미래에셋)는 "6주간의 훈련이지만 알차게 보내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며칠이 지난 뒤 "변화가 필요하고,스스로에게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속마음도 털어놓았다. 또 동계훈련 동안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컨디션이 크게 좋아졌다고 밝혔다. 신지애가 한 인터넷 포털의 미니홈피에 올린 내용들이다.

여자 프로골퍼들은 동계훈련을 어떻게 하고 있고,올 시즌 목표는 뭘까. 고민거리는 없는가. 미니홈피와 팬카페에 들어가면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미국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 중 신지애뿐만 아니라 최나연(23 · SK텔레콤) · 배경은(25 · 볼빅) · 이지영(25) · 지은희(24) · 김인경(22 · 하나금융) 등이 미니홈피나 팬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선수 가운데는 서희경(24 · 하이트) · 유소연(20 · 하이마트) · 안선주(23) · 최혜용(20 · LIG) · 임지나(23 · 잭니콜라우스) · 안신애(20 · BC카드) 등이 팬들과 소통 채널을 열어 놓았다.

미니홈피는 대부분 공개돼 있어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찾아 들어갈 수 있다. 미니홈피는 프로필,다이어리,포토,주크박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최나연은 '행복한 꿈,거대한 꿈'이라는 부제가 붙은 미니홈피에 동계 훈련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상황을 소개했다. 지난 13일 그의 다이어리에는 "지난 며칠간 추워서 연습도 잘 안 되고 땀도 나지 않아 훈련한 느낌이 안 들어요. 곧 사진도 올리고 스윙 동영상도 올릴게요"라고 적혀 있다. 포토에는 로빈 사임스 코치에게 레슨을 받는 사진도 몇장 올라와 있다.

'호시우보'(虎視牛步 · 호랑이처럼 매섭게 응시하되 소처럼 우직하게 나아간다)라는 부제를 내건 배경은은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았으나 베트남 커피를 마셔 보고 반했다'거나 '모기 때문에 왕구슬 흔적이 남았다'는 신변잡기적인 얘기뿐 아니라 오전 4시40분에 기상해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훈련 일정도 소개해 흥미를 자아낸다.

이지영은 지난 14일 다이어리에서 부모님이 한국으로 떠나고 언니는 뉴욕으로 가서 외롭다고 털어놓았다. 앞서 지난달 하순 레드와인 색깔로 머리염색을 했는데 한번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적어 놓기도 했다.

지난해 KLPGA투어 상금왕 서희경은 미니홈피에 사진을 주로 올린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도 올라와 있다. 유소연은 지난 16일 이모 가족과 백운산 계곡으로 온천 여행을 다녀온 기쁨을 전했다. 최혜용은 단문 형태로 자주 글을 올린다. 미니홈피에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영화관에 다녀온 일과 지난 20일 일본 가고시마로 여행을 떠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지난해 KLPGA투어 신인왕인 안신애는 주크박스에 좋아하는 음악을 올려 놓고 사진첩에 각종 사진을 게재해 팬들의 발길이 꾸준하게 이어진다.

골프 선수들의 미니홈피는 친구나 지인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도 한다. 다이어리나 포토 등의 하단에는 방문객이 간단하게 댓글을 달 수 있다. 한 골프팬은 "미니홈피를 통해 골프선수의 생활이나 관심사 등을 파악할 수 있어 거리감이 크게 줄어든 느낌"이라며 "팬 서비스 차원에서 앞으로 더 많은 글과 사진을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