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높지만 새로 가입할 만한 펀드를 고르는 것은 쉽지 않다. 1조원 이상의 대형 펀드는 성과가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볼 수 있지만 덩치가 워낙 큰 만큼 실제 수익률은 코스피지수를 크게 앞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최근에 나온 신규 펀드를 잡는 것도 미덥지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알짜 중소형 펀드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5일 펀드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자산운용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주식운용본부장들을 대상으로 해당 업체별로 잘나가고 있는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 국내 주식형펀드를 조사한 결과 KB자산운용의 'KB그로스포커스'가 1년 수익률이 74%로 가장 높았다.

이 회사 송성엽 주식운용본부장은 "올해는 증시가 전체적으로 상승하기보다 종목별로 차별화가 심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보다 종목 발굴에 주력하는 전략을 쓰는 KB그로스포커스를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펀드는 올 들어서도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펀드 매니저의 실력을 감안해 펀드를 골라야 한다며 '한국투자 한국의힘'을 주목할 것을 권했다. 그는 "이 펀드의 매니저(이용범)는 경제 트렌드를 잘 읽어 유망 기업 발굴에 솜씨를 발휘한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72%로 코스피지수보다 20%포인트가량 높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펀드는 단기보다 장기 성과가 좋아야 한다며 '삼성팀파워90'을 추천했다. 2002년 만들어진 이 펀드는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213%,5년 수익률은 132%에 달한다. 1년 수익률도 63%를 넘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돈다.

강선식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LG와 GS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대형 우량주를 편입해 초과 수익을 내는 것을 지향하는 '우리LG&GS플러스'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강 본부장은 "올해 IT(정보기술) 업종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2차전지,건설주 등도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최인호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과 송이진 하이자산운용본부장은 시장 수익률에 충실하게 따라가는 자사 펀드들을 권했다. '하나UBS퍼스트클래스에이스'와 '하이행복만들기1'의 1년 수익률은 각각 53%,50%로 시장 평균 수익률과 비슷하다. 두 펀드 모두 자산의 70% 정도를 코스피200종목 등 대형 우량주에 투자해 시장 평균 수익을 목표로 한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CIO는 자산의 60%를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20% 안팎을 해외 주식에 넣는 '미래에셋디스커버리G'를 제시했다. 그는 "올해부터 해외 주식형펀드 수익에 대해 과세가 되지만 이 펀드는 국내 주식투자분이 60%를 넘기 때문에 해외 주식에 투자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후/서정환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