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몸 만들기 '필라테스' 덕 본다는데…
박상현(27 · 앙드레김골프) 홍순상(29 · SK텔레콤) 황인춘(36 · 토마토저축은행) 이지희(31 · 진로재팬) 서보미(29 · 핑골프웨어) 조윤희(28 · 토마토저축은행) 이보미(22 · 하이마트) 박시현(22 · 동아회원권)의 공통점은 뭘까. 골프 필라테스를 받는 선수들이다.

필라테스는 골퍼들에게 생길 수 있는 몸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주고 중심 및 복근 강화,유연성 증대 등에 도움이 되는 신종 피트니스 프로그램이다. 타이거 우즈,데이비드 듀발,아니카 소렌스탐 등 유명 골퍼들이 '필라테스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골퍼들에게 다소 생소한 '필라테스'(Pilates)는 요제프 필라테스(독일)가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의 한 수용소에 근무하면서 포로들의 건강을 위해 고안한 운동방법이자 재활프로그램이다. 그는 요가,선(禪),그리스 · 로마의 양생법 등을 접목해 체계적인 운동으로 발전시켰고 이후 미국 뉴욕에서 '컨트롤로지'(필라테스 스튜디오)를 통해 일반인에게 보급하기 시작했다. 반복된 동작으로 근력을 기르고,'파워하우스'로 부르는 아랫배와 엉덩이부분을 단련시키는 게 기본이다. 필라테스는 그후 의사,동작 · 생체역학 전문가,골프 전문가 등에 의해 발전하면서 무용,테라피,척추,골프 등의 분야로 확대됐다.

국내에서는 2002년부터 사단법인 형태의 협회가 생겼고,현재는 한국필라테스협회 · 대한필라테스협회 · 한국골프필라테스협회 · 케어필라테스 등에서 강사를 배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요가가 정적이며 근육 이완을 통해 몸의 순환을 위한 스트레칭이라면,필라테스는 근육 이완과 수축을 통해 파워를 증대하며 가늘고 긴 근육을 만들어 몸매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무게를 이용한 근육강화 운동인 웨이트 트레이닝과는 차이가 크다. 유재돈 한국골프필라테스협회장은 "재활운동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운동 자체가 격렬하거나 무리한 동작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신체의 근력 유지 및 강화,밸런스 유지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필라테스는 매트에서 하는 것이 기본이며 주 3회가 적당하다. 골프 클럽,짐볼,리포머(정교한 스프링과 당길 수 있는 끈이 달린 필라테스 핵심 운동기구),플렉스밴드 등이 활용된다. 적용되는 동작은 500가지가 넘는다. 이들 동작은 척추를 기반으로 균형을 강화하는 '중심의 원리'와 적당한 호흡으로 효과를 증대하는 '호흡의 원리'를 따른다. 한국골프필라테스협회는 골프스윙 동작에 맞는 트레이닝 방법을 개발했고 개개인의 기량과 신체에 맞는 맞춤형 골프필라테스를 제공한다. 필라테스 아카데미에서는 그룹 및 1 대 1 레슨을 하며,한 달 수강료는 10만원대부터 100만원까지 다양하다. 메디컬 테스트나 비디오 등을 통해 근육과 신경반응을 분석한 뒤 그에 맞는 균형회복,근육강화,스윙교정,멘탈교육 등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마련해준다.

국내선수들이 골프필라테스를 시작한 것은 2~3년 전.스윙파워를 늘리고 집중력과 조절능력을 키워주며 유연성을 높여 스코어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서보미는 "시작한 지 1개월밖에 안 됐지만 복근과 허리근육 강화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슈퍼모델 출신인 박서희 필라테스 강사는 "골프는 한 방향 운동이어서 그 균형을 잡아주는 데 필라테스가 좋다"며 "긴장된 근육은 완화해주고 약한 근육은 강화해줘 최상의 몸상태를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