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지난 7일 이마트가 12개 품목 가격을 전격 인하하면서 촉발된 대형마트간 가격전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롯데마트는 14일 “이마트 가격 인하 품목에 대해 상시적으로 더 싸게 팔겠다”며 가격 전쟁을 공식 선언했고 홈플러스는 국내산 삼겹살(100g)가격을 이마트 신문광고 가격보다 100원 싼 880원에 내놓는 등 가장 공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는 경쟁사의 가격 대응에 맞서 비슷하거나 더 싸게 가격을 더 내리는 한편 15일 2차 가격 인하 품목을 발표할 계획이다.대형마트 ‘빅3’간 상시 할인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경쟁사가 신문에 광고한 가격 인하 품목에 대해서는 단돈 10원이라도 더 싸게 판매하겠다”며 이마트 상시 저가정책에 대한 대응책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롯데마트는 자료에서 “지난주 이마트가 가격을 인하한 품목에 대해 즉각적인 가격 대응을 벌였지만 일시적인 할인 정책은 시장 질서를 혼란케 하고 협력업체에 부담을 전가시킬 우려가 있어 이번 대응 방침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또 “가격에 민감한 대형마트의 특성상 가격 경쟁에 소극적이면 고객들에게 비싸다는 선입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고육지책으로 이같은 방침을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롯데마트는 가격을 내리는 방식에 대해서는 “협력사 부담을 가중시키는 게 아니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며 “공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직영농장과 해외 소싱 등을 통해 확보한 상품을 중심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자영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이전까지 대형마트는 알게 모르게 가격 경쟁을 해 왔지만 이번엔 이마트가 공식적으로 가격 전쟁을 선언했다”며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더 비싸다는 이미지를 주면 안되기 때문에 해당 상품들을 싸게 판매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공식적으로는 이마트 가격파괴에 대해 롯데마트에 비해 훨씬 여유있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다.홈플러스 관계자는 “주요 생필품을 대상으로 상시적인 할인 정책을 이미 펴고 있다”며 “경쟁사가 가격을 인하한 품목에 대해서는 수급상의 문제가 없는 한 더 싸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품과 할인율이 회사별로 약간씩 다르더라도 생필품 판매 가격을 내리는 대형마트들의 노력은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하지만 홈플러스는 14일 배포한 전단지에서 이마트 가격인하 품목에 대해 가장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국내산 삼겹살(100g)은 880원,국내산 돼지목심(100g)은 860원으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제시한 가격보다 각각 90~100원 싸다.홈플러스측은 “경쟁사들처럼 상시 할인 개념이 아니라 1주일 동안 전단지에 제시한 가격대로 팔겠다는 것”이라며 “1주일 간격으로 수급 상황에 맞춰 가격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