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인하 조치와 대조적
한국씨티은행은 11일부터 신규 대출자에게 적용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연 2.21~3.36%에서 연 2.36~3.51%로 0.15%포인트 인상한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가산금리와 CD 금리(8일 현재 연 2.88%)를 합한 수치이기 때문에 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고객은 연 5.24~6.39%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말에도 가산금리를 0.3%포인트 인상했다. 한 달도 안 돼 가산금리를 0.45%포인트나 올린 것이다.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연 2.6~3.7%의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은행들의 가산금리에 비해 0.4%포인트 정도 높은 수치다.
반면 기업은행은 지난 4일부터 가산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연 1.56~2.76%(코리보 연동)를,상대적으로 높은 가산금리를 책정했던 우리은행도 11일부터 0.2%포인트 내려 연 2.5~3.42%를 각각 적용한다. 국민은행(연 1.94~3.24%) 신한은행(연 2.0~3.2%) 등의 가산금리도 외국계 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씨티은행이 가산금리를 인상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액을 줄이기 위해서다. 중소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야 하는데 중기대출을 늘리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는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예대율(대출금 잔액을 예금 잔액으로 나눈 비율)을 올해부터 4년 후까지 100% 이하로 낮추라고 요구한 것도 대출을 줄이려는 이유 중 하나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주택담보대출액이 급격히 증가해 가산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