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브랜드에 매장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국내 백화점들과 달리,상품을 직접 구매해 판매하는 매장 위주로 구성한 '한국형 JC페니' 백화점을 오는 4월 선보인다. 미국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JC페니는 '타깃'과 같은 저가 할인점과 고가 백화점의 중간 형태인 직매입 백화점 체인으로 메이시,시어즈도 이와 비슷하다.

이랜드는 2년 전부터 '직매입 중가(中價)형 백화점' 진출을 준비한 끝에,우선 4월 경기 일산 뉴코아아울렛을 이 같은 형태로 전환해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이랜드는 뉴코아아울렛과 2001아울렛 29개 점포 중 일부를 중가형 백화점으로 전환하거나 신규 출점을 통해 올해 안에 10개 백화점을 낼 계획이다.

이랜드의 사업모델은 JC페니처럼 직매입 상품 위주로 판매하고,명품 등 고가 브랜드보다 중저가 브랜드 중심의 백화점이다. 직매입 방식은 기존 백화점들의 수수료 임대방식에 비해 유통단계를 줄일 수 있고,매출의 최고 40%에 달하는 수수료 거품을 제거할 수 있어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재고 부담은 백화점이 떠안아야 한다.

이랜드는 일본 이세탄백화점을 벤치마킹해 국내에 선보인 적이 없는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을 직접 들여오고,국내외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독자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이랜드 계열의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 90여개 브랜드의 패션 상품과 고급 자체상표(PB)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 백화점과 상품구색을 차별화하기 위해 국내 유명 브랜드들과는 이랜드 점포만을 위한 '세컨드 브랜드'를 출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1호점은 상징적으로 뉴코아 강남점이나 2001아울렛 중계점 등 서울의 대형 점포로 바뀔 수도 있다"며 "중가형 백화점은 고가와 저가로 양분된 국내 유통시장에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