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자동차 전문지인 모터 트렌드가 정몽구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을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3위에 선정했다. 정 회장은 작년 '파워 리스트'에서는 6위에 올랐다. 모터 트렌드는 현대차의 올 경영실적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으며,정 회장의 영향력도 강화됐다고 순위 상승 이유를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차는 지난 3분기 8억32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지난 10월 미국시장에서 GM과 도요타의 판매실적이 소폭 증가에 그친 데 비해 현대차의 판매는 49% 증가했고 기아차도 45.3% 늘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에서도 산업수요의 두 배 정도인 88%가량 판매가 신장했다"고 소개했다. 모터 트렌드는 "현대차의 공격적인 판매전략 및 빼어난 실적은 정 회장으로부터 비롯됐다"며 "현대차의 2010년 전망도 탁월할(excellent)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의 존 크래프칙 법인장도 파워 리스트 5위에 선정됐다. 현대차가 올해 미국시장에서 실시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신차 구입자가 직장을 잃으면 재매입)'이 판매 신장의 요인이 됐던 점을 평가받은 덕분이다.

모터 트렌드는 올 파워 리스트 1위로 포르쉐를 인수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페르디난드 피에히 폭스바겐 이사회 의장을 꼽았다. 2위로는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도 포드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알랜 멀랠리 포드 CEO(최고경영자)를 선정했다. 도요타의 아키오 도요타 CEO는 9위에 랭크됐다.

모터트렌드는 매년 자동차부문의 영향력 있는 인물을 대상으로 '파워리스트'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50명의 인물을 파워리스트에 포함시켰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