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의 해외 기업 인수 · 합병(M&A)이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남미 페루의 페트로텍(Petro-Tech)을 공동 인수한 데 이어 11월엔 북미 캐나다의 하베스트(Harvest)를 사들였고 이번엔 중앙아시아 거점인 카자흐스탄에서 현지 중견기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남미 북미 이어 중앙아 거점 마련

석유공사는 지난 25일 카자흐스탄 주식거래시장(KASE)에서 2개의 탐사 · 개발 광구를 보유한 숨베(Sumbe)의 주식을 인수하고 28일 인수 · 합병(M&A) 거래를 완료했다. 석유공사와 현지 기업 1곳이 3억3500만달러를 투입,숨베의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석유공사는 이 가운데 85%를 보유하게 된다. 알마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형 석유기업인 숨베는 카자흐스탄 서부 육상의 아리스탄 및 쿨잔 광구를 보유하고 있다.

아리스탄 광구(면적 623㎢)에선 이미 원유가 발견돼 시험생산 중이며 매장량(추정매장량 포함)이 5780만배럴에 달한다고 석유공사는 설명했다. 원유가 발견됐지만 아직 생산이 시작되지 않은 쿨잔(면적 34㎢) 광구의 매장량(2C · 발견잠재장량)은 1500만배럴이다.

석유공사는 두 광구에서 2012년부터 하루 1만배럴을,2014년부터는 2만배럴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번에 인수한 광구들의 주변엔 철도와 송유관과 같은 인프라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개발 여건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올해만 3번째 인수…대형화 박차

석유공사는 올 들어 광구 탐사와 개발 위주에서 석유기업 M&A로 대형화 전략을 수정했다. 이후 인수한 회사만 벌써 3개째다.

지난 2월 콜롬비아의 에코페트롤과 4억5000만달러씩 투자해 공동 인수한 페트로텍이 첫번째다. 페트로텍은 현재 매장량 1억5280만배럴의 생산광구 1곳에서 하루 1만2500만배럴의 원유와 7158배럴(석유환산 기준)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어 지난 11월엔 캐나다의 하베스트를 39억5000만달러에 인수하는 대형 M&A도 성사시켰다. 이 회사가 캐나다 중서부의 앨버타,브리티시 컬럼비아,사스케츄완 등 3개주(州)에 걸쳐 보유한 석유 · 가스 생산광구와 탐사광구의 매장량은 2억1990만배럴.

석유공사의 잇따른 M&A 성공으로 2012년까지 하루 30만배럴을 생산하는 세계 60위권 중형 기업으로 대형화하려는 계획도 조기에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말 석유공사의 하루 생산량은 5만배럴에 불과했지만 잇따른 M&A로 1년 새 하루 생산량이 2배 이상(12만5000배럴) 불어났다. 석유공사는 내년엔 초대형 유전 발견 가능성이 큰 이라크 쿠르드 지역의 바지안 광구 시추에 집중하는 한편 다른 기업 인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