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빅3' 2010년 증시서 격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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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 이르면 2010년 3월말 상장…공모가 1만원 웃돌듯
생명보험사들의 증시 상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생명이 이미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데 이어 생보업계 2위인 대한생명이 이보다 빠른 내년 3월에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여 투자자와 증권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보생명은 아직 상장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 내년에는 생보사 빅3가 증시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삼성생명 의식해 상장 시기 앞당겨
대한생명이 1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것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앞서는 것이다.
이번 심사 청구는 지난달 4일 주관사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기업 실사에 들어간 지 한 달 반 만에 이뤄졌다. 증권업계에선 당초 대한생명이 2~3개월간 실사를 거쳐 내년 1월 말께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3월 결산법인인 대한생명이 이처럼 서두르는 것은 삼성생명보다 발빠르게 움직여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생명 측도 상장을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실제 예비심사에서 한 달 반가량 시간을 앞당긴 만큼 다음 달 심사를 통과하면 이르면 내년 3월 말께 상장이 가능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대한생명은 당초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해 왔으나 삼성생명이 지난달 중순 전격적으로 상장 계획을 발표한 뒤 상장을 앞당기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연간 한국 증시의 IPO 규모를 최대 5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어 삼성생명이 상장할 경우 다른 생보사는 사실상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내재가치(EV)가 15조~20조원에 달해 공모 규모가 4조원대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한생명은 최대한 빨리 준비를 마치고 상장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생명이 앞서가더라도 삼성생명 상장이 구체화되면 투자자들이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정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말 "대한생명이 내년에 상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 주관사는 대우증권이다.
◆대한생명 공모가 1만원 넘을 것
대한생명 공모가격은 1만~1만5000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생명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예금보험공사가 2002년 한화그룹에 대한생명을 넘겼을 당시 매각단가는 주당 2274원이었다.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당시 5300억원에 불과했지만 작년 말에는 3조6000억원으로 7배가량 급증했다. 대한생명은 지난 사업연도(3월 결산법인)에 영업수익 12조802억원,순이익 830억원을 올렸다.
전체 공모 규모는 3조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보가 보유한 지분 33%(2억3430만주) 가운데 얼마만큼을 공모 과정에서 매각하는지에 따라 공모 규모가 크게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예보의 보유 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공모주 매각에 전량 내놓기는 힘들지만 공모가가 1만원을 웃돌면 가급적 많은 물량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외시세 정보업체인 오프보드에 따르면 대한생명의 매매호가는 9500~1만1000원이다. 유통 물량이 적어 거래는 거의 없는 편이다.
◆다른 생보사들 '눈치보기'
현재 생보사 중에선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대한생명의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주시하고 있다. 대한생명이 몇 달 앞서 3조원 가까운 공모를 끝낼 경우 삼성생명의 공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지난달 말 주관사를 선정하고 현재 상장 사전 정지 작업으로 10 대 1 액면분할을 추진하고 있어 일정을 앞당기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선 액면 분할이 내년 1월께 완료된 뒤 이르면 1월 말에나 예비 심사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러야 내년 6월께 상장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상장 준비를 계속하고 있지만 삼성생명 대한생명과 공모시장에서 부딪쳐선 제대로 가격을 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은 사실상 내후년께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교보생명의 경우 당분간 상장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교보생명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인 상장 준비는 이미 끝내 놓았지만 현재로선 자본 확충의 필요가 없어 당분간 시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현석/강현우 기자 realist@hankyung.com
삼성생명이 이미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데 이어 생보업계 2위인 대한생명이 이보다 빠른 내년 3월에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여 투자자와 증권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보생명은 아직 상장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 내년에는 생보사 빅3가 증시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삼성생명 의식해 상장 시기 앞당겨
대한생명이 1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것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앞서는 것이다.
이번 심사 청구는 지난달 4일 주관사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기업 실사에 들어간 지 한 달 반 만에 이뤄졌다. 증권업계에선 당초 대한생명이 2~3개월간 실사를 거쳐 내년 1월 말께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3월 결산법인인 대한생명이 이처럼 서두르는 것은 삼성생명보다 발빠르게 움직여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생명 측도 상장을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실제 예비심사에서 한 달 반가량 시간을 앞당긴 만큼 다음 달 심사를 통과하면 이르면 내년 3월 말께 상장이 가능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대한생명은 당초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해 왔으나 삼성생명이 지난달 중순 전격적으로 상장 계획을 발표한 뒤 상장을 앞당기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연간 한국 증시의 IPO 규모를 최대 5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어 삼성생명이 상장할 경우 다른 생보사는 사실상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내재가치(EV)가 15조~20조원에 달해 공모 규모가 4조원대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한생명은 최대한 빨리 준비를 마치고 상장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생명이 앞서가더라도 삼성생명 상장이 구체화되면 투자자들이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정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말 "대한생명이 내년에 상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 주관사는 대우증권이다.
◆대한생명 공모가 1만원 넘을 것
대한생명 공모가격은 1만~1만5000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생명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예금보험공사가 2002년 한화그룹에 대한생명을 넘겼을 당시 매각단가는 주당 2274원이었다.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당시 5300억원에 불과했지만 작년 말에는 3조6000억원으로 7배가량 급증했다. 대한생명은 지난 사업연도(3월 결산법인)에 영업수익 12조802억원,순이익 830억원을 올렸다.
전체 공모 규모는 3조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보가 보유한 지분 33%(2억3430만주) 가운데 얼마만큼을 공모 과정에서 매각하는지에 따라 공모 규모가 크게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예보의 보유 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공모주 매각에 전량 내놓기는 힘들지만 공모가가 1만원을 웃돌면 가급적 많은 물량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외시세 정보업체인 오프보드에 따르면 대한생명의 매매호가는 9500~1만1000원이다. 유통 물량이 적어 거래는 거의 없는 편이다.
◆다른 생보사들 '눈치보기'
현재 생보사 중에선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대한생명의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주시하고 있다. 대한생명이 몇 달 앞서 3조원 가까운 공모를 끝낼 경우 삼성생명의 공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지난달 말 주관사를 선정하고 현재 상장 사전 정지 작업으로 10 대 1 액면분할을 추진하고 있어 일정을 앞당기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선 액면 분할이 내년 1월께 완료된 뒤 이르면 1월 말에나 예비 심사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러야 내년 6월께 상장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상장 준비를 계속하고 있지만 삼성생명 대한생명과 공모시장에서 부딪쳐선 제대로 가격을 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은 사실상 내후년께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교보생명의 경우 당분간 상장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교보생명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인 상장 준비는 이미 끝내 놓았지만 현재로선 자본 확충의 필요가 없어 당분간 시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현석/강현우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