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증권은 11일 증시 선행지표 중 하나인 구리가격 급등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는 차분히 연말 랠리(증시상승)를 준비할 때라고 밝혔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올 한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선물 가격이 115% 급등했다"면서 "구리가격 반등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산업생산 활성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구리는 전자 부품에서부터 건축, 선박, 우주선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폭넓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기초 소재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구리가격이 증시의 선행지표적 성격이 강하다는데 방점익 찍히고 있다. 구리가격이 좋으면 증시도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 연구원은 "지난 2003년 미국증시가 5년 랠리(증시상승)에 들어서기 전에 구리가격이 먼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고, 올해도 구리가격은 증시에 2개월 앞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국내의 경우에도 지난 10년 간 구리가격과 코스피지수와의 상관계수는 0.8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리가격 급등세에 대해 중국의 전략적 원자재 비축과 인플레이션 헷지 수요, 풍부한 유동성에기반한 투기적 매수세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원 연구원은 또 "글로벌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지만 두바이나 그리스 등 일련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각국 정부가 시중 유동성을 빠르게 회수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따라서 유동성에 기반한 구리의 투기적 매수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이러한 구리가격 급등세로 국내외 관련 기업들의 주가 역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미국 구리생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 쿠퍼 & 골드'와 중국 구리가공업체인 '장시동업의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200%와 330%의 수익률을 기록 중에 있다.

국내 관련 종목을 보더라도 구리관련 대형주인 풍산을 비롯해 신동소재류 전문업체인 서원, 황동봉을 생산하는 대창공업 등이 수혜주로 분류되며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원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안정적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구리가격 급등으로 대표되는 상품가격 강세는 경기회복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대변하고 있다"면서 "연말연초 효과로 대변되는 '시장 이상'(market anomaly) 현상을 기대하며 차분히 연말랠리를 준비할 때"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