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스키장 업체들이 따뜻한 날씨로 슬로프가 흘러내리는 피해가 잇따르자 울상을 짓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발 1000m가 넘는 스키장의 정상기온이 이날 오전 영상 2도까지 오르고 이슬비가 내려 인공눈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선 하이원리조트의 스키장 제설비용은 2007~2008시즌 16억5000만원에서 2008~2009 시즌에는 17억8000만원으로 8% 가까이 늘었다.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도 눈이 내리지 않은 탓에 연간 10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인건비,전기료 등 제설작업에 사용하고 있다. 평창 용평리조트와 보광휘닉스파크도 제설작업 비용이 매년 10%씩 증가해 손해를 보고 있다.

1991년부터 강원지역 스키장에서 인공눈을 만드는 업무를 담당해 온 태백 오투리조트 임흥순 제설파트장은 "최근에는 겨우 눈발을 만들 수 있는 영하 1도 이하로만 내려가도 반가울 정도"라고 말했다.

최대 관광상품인 눈이 자주 내리지 않는 '눈 가뭄'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대관령의 2월 적설량(5년 평균)이 1985~1989년 95.74㎝에서 1995~1999년 52.5㎝로 줄어든 데 이어 2005~2009년에도 30.56㎝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눈가뭄은 점점 올라가고 있는 기온 탓이다. 강원지방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최근 5년간 대관령의 1월과 2월 평균기온은 각각 영하 6.62도, 영하 4.64도를 기록했다.

이는 1995~1999년 5년간 1월과 2월 평균기온 영하 7.26도, 영하 4.9도에 비해 10년 만에 각각 0.64도와 0.26도 높아진 것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