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K7 타보니…힘에 놀라고 승차감에 취하고 첨단장치에 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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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지난달 선보인 'K7'의 프로젝트명 'VG'는 '베리 굿(Very Good)'의 약자다. 지난 9일 남해 한려수도공원 일원에서 경험한 K7의 성능은 그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3.5ℓ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최대 290마력으로 도요타 ES350,캠리,혼다 어코드,르노삼성 SM7 등 동급 모델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도로에 착착 감기듯 미끄러지는 주행감은 유럽의 명차들 못지않았다. 엑셀의 순간 가속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은 것만 제외하면 K7의 순항은 자명해 보였다.
K7은 기아차가 그랜저급의 준대형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기 위해 개발한 야심작이다. 올 서울 모터쇼에서 윈도룸 안에 전시된 순백색의 K7 컨셉트카는 단연 인기였다. 이를 반영하듯 출시 보름 만에 약 1만3000대의 사전 계약이 이뤄졌다. K7은 수차례의 사전 공개를 통해 디자인과 각종 편의 장치에 대해 이미 최고임을 인정받았다.
동력 성능이 가장 궁금했다. 버튼식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았다. 지나치게 가볍지 않은 밟는 느낌이 만족스러웠다. 명령만 내리면 얼마든지 튕겨 나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듯했다. 엔진의 반응은 즉답형은 아니었다. 점잖게 시작해 절정에 이르면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는 타입이었다.
제원표상으로도 K7은 동급의 수입차들을 능가한다. 3.5ℓ 모델의 최고 출력은 290마력으로 ES350(277마력),어코드(275마력),그랜저(259마력),SM7(217마력)을 웃돈다. 연료 효율성 역시 ℓ당 10.6㎞로 그랜저(10.1㎞),ES350,어코드(9.8㎞),SM7(9.0㎞)보다 뛰어나다. 2.4ℓ로 비교해도 출력,연비모두 K7이 동급 차량들을 앞선다.
내년 말에 현대차가 그랜저 신형을 내놓고,2011년 초쯤 르노삼성의 신형 SM7과 도요타의 신형 캠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볼 만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소비자로선 즐거운 일이다.
구불구불한 지방 도로를 달린 덕분에 코너링과 승차감은 원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일은 유럽과 미국식의 딱 중간 정도 느낌이었다. 고급 세단답게 편안함을 제공해 주면서 고속 주행에서도 타이어가 도로를 꽉 물 듯 출렁거리는 느낌이 없다. 핸들이 약간 가볍게 돌아간다는 감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연속되는 코너링에서 차체는 정확히 자세를 유지했다. 정숙성면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하지만 렉서스와 같은 아주 치밀한 조용함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점이 있었다. 시승차량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시속 100㎞를 넘나들자 운전석에서 미세한 풍절음이 들렸다.
K7의 또 다른 장점은 운전자를 배려한 세심한 첨단 장치들이다. 운전자가 차량에 가깝게 접근하면 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펼쳐지고,조명이 단계별로 들어오는 '웰컴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도어 핸들 안쪽이 손톱으로 긁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무를 덧대기도 했다. 추운 겨울에 핸들을 잡았을 때 손이 쉽게 녹도록 배려한 열선 스티어링,성애가 끼었을 때 풍량을 조절하느라 애를 먹는 초보 운전자들을 위해 마련한 자동 성에제거 시스템,차량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음성으로 안내해 주는 오토케어,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시스템 등을 모두 갖춘 것은 동급 차량 중에서 K7뿐이다. 6단 자동 변속기에 18인치 휠을 장착한 것도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볼 때 K7의 디자인은 명쾌하다. 직선의 간결함이라는 디자인 철학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복잡한 라인들이 눈을 어지럽히지 않고 단순한 선과 면이 깔끔하게 배치돼 있다. 세단의 중후함을 살리면서도 역동성을 놓치지 않았다.
남해=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K7은 기아차가 그랜저급의 준대형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기 위해 개발한 야심작이다. 올 서울 모터쇼에서 윈도룸 안에 전시된 순백색의 K7 컨셉트카는 단연 인기였다. 이를 반영하듯 출시 보름 만에 약 1만3000대의 사전 계약이 이뤄졌다. K7은 수차례의 사전 공개를 통해 디자인과 각종 편의 장치에 대해 이미 최고임을 인정받았다.
동력 성능이 가장 궁금했다. 버튼식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았다. 지나치게 가볍지 않은 밟는 느낌이 만족스러웠다. 명령만 내리면 얼마든지 튕겨 나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듯했다. 엔진의 반응은 즉답형은 아니었다. 점잖게 시작해 절정에 이르면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는 타입이었다.
제원표상으로도 K7은 동급의 수입차들을 능가한다. 3.5ℓ 모델의 최고 출력은 290마력으로 ES350(277마력),어코드(275마력),그랜저(259마력),SM7(217마력)을 웃돈다. 연료 효율성 역시 ℓ당 10.6㎞로 그랜저(10.1㎞),ES350,어코드(9.8㎞),SM7(9.0㎞)보다 뛰어나다. 2.4ℓ로 비교해도 출력,연비모두 K7이 동급 차량들을 앞선다.
내년 말에 현대차가 그랜저 신형을 내놓고,2011년 초쯤 르노삼성의 신형 SM7과 도요타의 신형 캠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볼 만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소비자로선 즐거운 일이다.
구불구불한 지방 도로를 달린 덕분에 코너링과 승차감은 원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일은 유럽과 미국식의 딱 중간 정도 느낌이었다. 고급 세단답게 편안함을 제공해 주면서 고속 주행에서도 타이어가 도로를 꽉 물 듯 출렁거리는 느낌이 없다. 핸들이 약간 가볍게 돌아간다는 감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연속되는 코너링에서 차체는 정확히 자세를 유지했다. 정숙성면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하지만 렉서스와 같은 아주 치밀한 조용함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점이 있었다. 시승차량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시속 100㎞를 넘나들자 운전석에서 미세한 풍절음이 들렸다.
K7의 또 다른 장점은 운전자를 배려한 세심한 첨단 장치들이다. 운전자가 차량에 가깝게 접근하면 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펼쳐지고,조명이 단계별로 들어오는 '웰컴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도어 핸들 안쪽이 손톱으로 긁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무를 덧대기도 했다. 추운 겨울에 핸들을 잡았을 때 손이 쉽게 녹도록 배려한 열선 스티어링,성애가 끼었을 때 풍량을 조절하느라 애를 먹는 초보 운전자들을 위해 마련한 자동 성에제거 시스템,차량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음성으로 안내해 주는 오토케어,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시스템 등을 모두 갖춘 것은 동급 차량 중에서 K7뿐이다. 6단 자동 변속기에 18인치 휠을 장착한 것도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볼 때 K7의 디자인은 명쾌하다. 직선의 간결함이라는 디자인 철학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복잡한 라인들이 눈을 어지럽히지 않고 단순한 선과 면이 깔끔하게 배치돼 있다. 세단의 중후함을 살리면서도 역동성을 놓치지 않았다.
남해=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